“흐느끼며 다른사람 돼”…보름달만 뜨면 2시간 빙의되는 50대女, 왜?

보름달 뜨면 몽환 및 빙의 상태 빠지는 여성, 희귀 질환 진단

보름달이 뜰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되는 여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가족들은 이런 그를 보고 무언가에 빙의 된 듯 보였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름달이 뜰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되는 여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인도에 사는 55세 주부인 이 여성은 증상이 발현될 때 행동이 이상해졌고, 평소와 다른  목소리를 냈으며, 비정상적일 정도로 경직된 자세로 앉아 통제할 수 없이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가족들은 이런 그를 보고 무언가에 빙의 된(possessed) 듯 보였다고 보고했다. 증상은 별다른 징후 없이 시작돼 최대 2시간 동안 지속됐다.

환자는 잦은 두통, 기분 저하, 일상업무 수행 어려움, 수면 장애, 위축된 행동과 같은 증상도 보였다. 약물 남용 이력을 없으며, 증상은 보름달이 뜰 때 가장 흔하게 나타났지만 시간에 관계없이 어느 때고 발생하기도 했다.

7년 동안 대체의학 치료를 받다 딸에 의해 병원을 찾은 이 여성은 간, 신장, 뇌 검사에서 모두 정상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정신과 검사 결과 청소년기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환자 또한 평소 에너지 저하, 절망감, 사회적 위축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의료진은 환자가 보이는 행동과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미한 우울증인 기분부전증과 함께 TPD(trance and possession disorder) 진단을 내렸다. 국제질병분류기준(ICD)에서는 TPD를 ‘개인의 자아정체성에 대한 감각이 외부의 빙의된(possessing) 정체성으로 대체되고, 이때 개인의 행동이나 움직임이 그 빙의된 주체에 의해 통제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여성은 항우울제 복용을 시작했고 일주일에 한 번 심리치료를 받았다. 이후 몇 달에 걸쳐 환자의 상태는 점차 호전되었고 증상을 보이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이번 사례를 국제학술지 《Cureus》에 발표한 인도 다타 메게 고등교육원 의료진은 “심리치료는 환자의 우울 성향과 몽환 상태 발현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환자는 스트레스와 감정적 자극을 유발하는 요인을 관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과 기술을 배웠고, 이는 환자의 전반적인 웰빙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한 “TPD에 대한 낙인으로 치료가 지연되면 환자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TPD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앓고 있는지 추정치가 알려지지 않은 희귀 질환이다. 해당 사례 저자들에 의하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좁아지거나 상실되어 반응성이 부족해지고 사지나 손발가락 움직임을 통제할 수 없는 특징을 보인다.

2022년 폴란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로마 카톨릭 신자였던 이 여성은 때때로 성적충동을 조절하지 못했고 의식의 변화를 경험했다. 환자는 병원을 찾기 전 퇴마(엑소시즘) 의식을 받기도 했다. 이 사례를 보고한 의료진은 ‘사회적 결과에 대한 부담’을 지울 수 있고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환자의 믿음을 강화할 수 있다’며 환자에게 ‘빙의(possession)’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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