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0만 명의 미국인이 심부전 발병 위험에 처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은 심장이 약해져 더 이상 신체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때 발생한다. 심부전 환자는 잦은 피로, 다리의 부종 및 체액 축적, 호흡 곤란과 같은 증상을 경험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670여만 명이 심부전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심부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심부전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22년에만 16만9446명이나 됐다. 5년 전인 2018년 13만2729명 보다 27.7% 증가했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연구팀은 30~79세 사이의 미국인 참가자 4872명의 설문조사 자료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성별, 나이, 수축기 혈압, 체질량지수(BMI), 혈압약 사용 여부, 당뇨병, 흡연 상태, 사구체 여과율 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수치를 분석한 후 미국인 1500여만 명이 향후 10년 동안 심부전이 발생할 위험이 최소 10%라고 추정했다. 또한 약 660만 명의 미국인이 동맥에 플라크가 쌓이는 죽상동맥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심부전 위험 증가시키는 요인은?
연구팀에 따르면 심부전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 중 62%는 70~79세 사이였다. 이는 심부전에 대한 기존의 다른 데이터와 일치했다.
연구팀의 티모시 앤더슨 박사(의대 조교수)는 “심부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패턴은 심부전 환자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동일한 패턴을 따른다”며 “나이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구에 참여한 나이든 사람들이 비만과 당뇨병을 포함한 심부전 위험 요인을 통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첫 번째 위험 원인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를 넘어 연구팀은 비만과 고혈압이 심부전 위험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위험군의 55% 이상이 BMI가 30 이상이었고, 약 53%는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이 130mmHg 이상이었다.
당뇨병의 지표인 혈액 내 포도당 수준을 나타내는 헤모글로빈 A1c(HbA1c) 수치 상승은 히스패닉 계 미국 성인에서 심부전의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존스 홉킨스 의대 비만 및 심장 대사와 심부전 예방 프로그램 연구 책임자인 치아디 은두멜레 박사는 “고혈압, 높은 BMI, 높은 HbA1c는 고혈압, 비만 및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이 심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반영한다”며 “이러한 상태는 심장의 구조와 기능에 저하를 일으켜 심부전 발병 위험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흡연자들은 심부전 위험이 더 높았다. 흡연은 심장과 혈관을 손상시키고 동맥에 플라크가 쌓이는 것을 증가시켜 심부전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외에도 관상동맥 질환, 심장마비, 기타 심장 질환, 좌식 생활 습관 또는 건강하지 않은 식단, 독성 약물에 대한 노출, 가족력, 수면 무호흡증, 과도한 음주 등이 심부전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심부전 예방하려면 어떻게?
전문가들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심부전 예방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 특히 비만, 당뇨병, 고혈압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더스-사이나이 병원의 심장학 교수인 미셸 해밀턴 박사는 “미국 성인의 거의 절반에 영향을 미치는 고혈압을 치료하면 심부전 위험을 5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해밀턴 박사는 “고혈압 초기 단계에서는 아프다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다”며 “이를 치료하기 위한 중재를 따르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Clinical Characteristics and Current Management of U.S. Adults at Elevated Risk for Heart Failure Using the PREVENT Equations: A Cross-Sectional Analysis)는 미국내과의사협회 공식 저널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