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불모지 외투세포림프종 재발 환자 겨냥...표적약 ‘제이퍼카’ 국내 상륙

최초 가역적 BTK 억제제 옵션 평가...건강보험 첫 관문 넘어

제이퍼카정 100mg(성분명 퍼토브루티닙) 제품.

치료가 어려운 혈액암을 겨냥한 새 표적치료제 ‘제이퍼카(성분명 퍼토브루티닙)’가 국내 상륙했다. 이 약물은 다양한 혈액암 중에서도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한 외투세포 림프종(MCL)을 타깃한 치료제로, 가역적으로 작용하는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TK) 억제제로는 유일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30일 국내 공급사인 한국릴리는 재발성·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제 제이퍼카정 100mg을 이달 26일 국내 출시했다고 밝혔다. 제이퍼카는 올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BTK 억제제를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해당 성인 환자에 단독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재발성·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에서 기존 BTK 억제제로 치료를 받은 후 질환이 진행된 경우, 국내 허가를 받고 사용이 가능한 약물이 없었다. 제이퍼카는 이들 환자에서 효과를 확인한 임상근거를 갖춘 유일한 가역적 BTK 억제제로, 전임상 결과 대부분의 키나제보다 BTK를 300배 더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제이퍼카의 승인은 다기관이 참여한 'BRUIN 1/2상 임상'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으며, 일차 분석군 90명을 살펴본 결과 56.7%의 전체 반응률(ORR)과 17.6개월의 반응기간(DoR)을 보였다. 안전성 관련 약물 투여 후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피로(26.3%), 중성구 감소증(22.8%), 설사(22.1%), 타박상(19.0%) 등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은 1.2%에 그쳤다.

제이퍼카는 해당 임상 결과를 근거로 지난해 1월 미국 FDA 신속승인 절차에 따라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작년 6월, 이전에 BTK 억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성인 MCL 환자에 단독요법으로 희귀의약품에 지정되기도 했다.

한국릴리 항암제 사업부 권미라 전무는 “기존 치료 이후 대안이 없어 적절한 치료를 이어 나가지 못한 MCL 환자들에 치료 가능성을 열어주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경험을 제공하고 혈액암 치료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이퍼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 받아 지난 8월 허가를 받았다. 이후 1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신규 급여 신청 약제 중 유일하게 급여 기준이 설정돼 급여 첫 관문을 넘었다. 현재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와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 의결 절차를 남겨둔 상황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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