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100세, 지미 카터 별세...美역사상 가장 오래 산 대통령

2015년 흑색종 진단 받고 뇌와 간에 전이...이후 호스피스 선택해 고향에서 시간 보내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생존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2월 29일 별세했다. 향년 100세. [사진=뉴스1]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생존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2월 29일 별세했다. 향년 100세. 그는 수개월간 호스피스 치료를 받다가 생을 마감했으며, 생전에 마지막 소원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며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피플지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카터의 아들이 일요일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그의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는 2023년 11월 19일에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카터는 조지아주 땅콩 농부 출신으로 1976년 대통령 선거에서 39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1977년 1월 20일부터 1981년 1월 20일까지 단임 대통령을 지낸 카터는 퇴임 후 평생을 자선활동에 헌신했다. 그는 2015년 간과 뇌로 전이된 흑색종 진단을 받은 후 완치 했지만, 이후 건강이 악화돼 잦은 입원 끝에 2023년 2월부터 추가 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뿐만 아니라 퇴임 후에도 인권과 평화를 위한 활동에 헌신하며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카터의 죽음을 애도하며 "세계는 뛰어난 지도자이자 정치가, 인도주의자를 잃었다”며 자신의 친구를 잃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카터가 보여준 동정심과 도덕적 명확성을 강조하며, 질병 퇴치, 평화 중재, 인권 증진, 공정한 선거 촉진, 노숙자 지원, 소외계층 옹호 등 그의 업적을 기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 대통령직을 맡아본 사람만이 이 막중한 책임감을 이해한다. 카터는 중요한 시기에 미국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카터 가족을 위한 따뜻한 기원을 전하며, 모든 이들이 그들을 기억하고 기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도 추모를 전했다. 카터가 사랑했던 마라나타 침례교회(Maranatha Baptist Church)가 이제는 조금 조용해질 것이라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카터가 대부분의 성인기를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했던 이 교회에 전 세계에서 수백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던 까닭이다. 이렇게 교회가 유명해진 것은 카터의 대통령 시절 및 퇴임 후 업적 덕분이었다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그는 더 나은 세상,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일했다"며 "힐러리와 나는 카터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훌륭한 삶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터가 조지아주 상원 의원 및 주지사로서의 시민권 운동 헌신부터, 퇴임 후 카터 센터에서 공정한 선거 지원, 평화 증진, 질병 퇴치, 민주주의 촉진에 기여했으며, 로잘린 여사와 함께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에서 집 짓기 봉사에 헌신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말년에 여러 건강 문제 겪다가 호스피스 치료 받으며 마지막 준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말년에 여러 건강 문제를 겪었다. 2015년 흑색종 피부암 진단을 받은 카터는 암세포가 간과 뇌로 전이되기도 했다. 당시 혁신적 면역치료제였던 키트루다(Keytruda)를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받았으며, 같은 해 12월 암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2019년에는 여러 차례 낙상을 겪었으며, 골반 골절을 포함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는 회복 후에도 해비타트 자선 활동에 참여하는 등 강한 회복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갈수록 노쇠해진 그는 98세에 호스피스 치료를 받았다. 노화로 인한 건강 전반의 악화와 반복적인 병원 방문이 원인이었다. 호스피스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앓는 말기 환자가 생명 연장을 위한 활동을 중단하고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덜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2023년 2월, 카터 전 대통령은 병원 치료를 중단했고, 호스피스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마지막 시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카터는 추가적인 의학적 치료 대신 호스피스를 통해 고향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생을 마감하기로 한 것이다.

카터는 활동적인 삶과 긍정적인 태도,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며 100세까지 장수했다. 그는 생전 장수 비결로,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자선 활동, 가족과의 유대감을 꼽았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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