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몇년 지나도 둔한 몸...뇌의 '이것' 손상 때문?
뇌의 중앙네트워크 허브인 시상이 간접적 손상 입은 결과
뇌졸중을 겪으면 신경활동의 뚜렷하고 광범위한 둔화가 유발된다. 이러한 신경활동의 둔화가 뇌의 중앙 네트워크 허브인 시상에 간접적 손상이 가해진 결과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SA)》에 발표된 캐나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시상은 언어, 기억, 주의력, 움직임 등을 조절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연구진은 뇌졸중을 겪으면 시상에 직접적 손상은 발생하지 않지만 몇 달 또는 몇 년이 지난 뒤에도 영향을 미치는 2차 손상이 가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발견은 세계 주요 장애 원인 중 하나인 만성적 뇌졸중 후유증을 줄여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논문의 주저자인 캐나다 토론토대의 필립 존스턴 박사과정 연구원(신경과학)은 "이 연구 결과는 시상의 간접적인 손상이 뇌졸중 후 종종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뇌 활동과 장기적인 장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시상은 뇌졸중 병변의 직접적 손상으로 죽어버리는 다른 뇌 조직과 달리 약간의 손상만 입기 때문에 회복을 촉진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희망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18명의 만성 뇌졸중 환자의 뇌 활동 기록을 토대로 컴퓨터 모델을 사용해 건강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이 뇌 활동이 비정상적인 시상 기능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파악했다. 또 뇌졸중 생존자의 뇌 활동과 해부학을 연구함으로써 시상의 간접 손상 정도와 환자가 경험하는 장애 수준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존스턴 연구원은 시상이 긴 돌출부위를 지닌 축삭을 통해 뇌의 나머지 부분과 널리 소통하기 때문에 간접적인 손상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으로 인해 뇌의 다른 부위 축삭에서 발생한 손상이 세포를 따라 이동해 시상의 신경세포에 2차 손상을 가하는 바람에 기능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상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간접적 장애는 손상되지 않은 뇌의 다른 부위를 조절하는 기능을 방해하는 연쇄효과(knock-on effect)도 낳게 된다. 연구진은 약물이나 뇌 자극과 같은 특정 치료법으로 시상의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거나 시상으로 이동하는 손상의 영향을 완화하고 정상적으로 작동케 한다면 뇌졸중의 장기적인 영향이 완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SFU)의 앤서니 랜디 맥킨토시 교수(신경과학)는 “이러한 발견은 또한 뇌졸중 후 장애의 어떤 측면이 간접적인 시상 장애로 인한 것인지, 그리고 병변 자체의 직접적인 손상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많은 새로운 질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뇌졸중 후 시상은 여러 유형의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특정 유형 또는 여러 유형의 조합이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비정상적인 뇌 활동을 유발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중요한 다음 단계는 뇌졸중 후 첫 몇 시간 및 며칠 동안 시상의 간접 손상 및 관련 비정상적인 뇌 활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0934512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