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화장 때문에 실명"...눈에 '이것' 들어가 안구 녹은 20대女, 왜?

인조 속눈썹 접착제 실수로 눈가에 묻힌 뒤 화끈거림 등 통증 겪어

인조 속눈썹을 쓴 뒤 실명한 20대 미국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이 여성은 인조 속눈썹 사용 중 접착제를 실수로 왼쪽 눈끝에 묻혀 충혈, 화끈거림, 통증 등을 겪었다. 증상은 8개월 넘게 지속됐고, 결국 이 여성은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사진=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인조 속눈썹을 쓴 뒤 실명한 20대 미국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케이틀린 험프리(26)는 작년 7월 인조 속눈썹을 붙이다가 실수로 접착제를 왼쪽 눈끝에 묻혔다.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케이틀린은 곧바로 제품 포장지 뒷면에 적힌 지시에 따라 눈을 헹궜다. 그는 "처음 접착제를 사용했을 때 적은 양이었는데도 눈이 타는 느낌이 들었다"며 "화상입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며칠이 지나도 자극이 사라지지 않자 케이틀린은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알레르기 반응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항생제 안약을 처방했다. 안약을 사용해도 증상은 지속됐다. 케이틀린은 "어느 날은 괜찮다가도 다음 날 일어나면 눈이 부어오르고 염증이 생겼다"며 "눈이 충혈되고 가렵고 화끈거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8개월간 케이틀린은 고통에 시달렸다. 이 기간 동안 여러 번 병원에 갔지만 케이틀린은 "병원에 가도 똑같은 진단, 처방만 받았다"고 했다. 여러 검사를 받았고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3월, 시야가 흐려지고 눈 뒤에서 압박감이 느껴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안과 의사가 내 눈에서 압력 문제가 보이지 않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은 더 심해졌다. 지난 8월, 케이틀린은 잠에서 깬 아침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그는 재빨리 병원에 갔고, 그제서야 각막이 감염돼 눈이 거의 녹아내렸다는 문제를 확인했다. 의사는 케이틀린에게 "눈을 잃을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결국 케이틀린은 각막 이식 수술을 진행했지만 이식 과정에서 거부 반응이 생겨 수술에 성공하지 못했다. 극심한 두통 등이 나타나 침대에서 일어날 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후 그는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기존 안구를 제거하고 구슬처럼 생긴 인공 안구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인공 안구가 눈의 조직과 근육을 감싸 실제 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그는 원래 눈에 맞는 렌즈를 삽입하는 수술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인조 속눈썹은 눈 주변에 붙이는 것이니까 이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수술 후 내 눈을 보는 게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겪은 일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며 "흔한 증상이 인생을 바꾸고, 영구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속눈썹 길어 보이고 눈매 또렷해 보이지만...부작용 주의

케이틀린처럼 눈 화장을 할 때 인조 속눈썹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인조 속눈썹은 기존 속눈썹보다 길고 풍성해 눈매를 보다 또렷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짧거나 희미한 속눈썹을 보완하는 미용 도구지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인조 속눈썹의 흔한 부작용은 알레르기 반응이다. 인조 속눈썹을 고정시키기 위해 쓰이는 접착제에는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시아노아크릴레이트(cyanoacrylate) 등 화학 물질이 들어 있다.

이런 성분은 눈 주위 피부와 점막에 자극을 줘 접촉성 피부염, 부기, 충혈, 작열감 등을 일으킨다. 접착제 성분이 눈 안에 들어가면 각막이 손상돼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결막염을 비롯 각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하면 위 사연처럼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을 수 있다.

눈에 접착제 들어가면 식염수로 헹구고 병원 가야

눈에 접착제가 들어가면 미지근한 식염수로 10분 이상 눈을 세척하고, 병원을 곧바로 가야 한다. 각막에 남아있는 접착제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미경으로 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함부로 눈을 비비거나 접착제를 뜯는 등 행위는 금물이다. 접착제가 묻은 상태에서 물리적 압박이 가해지면 각막이 벗겨질 수 있고,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접착제 성분이 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인조 속눈썹을 붙이고 제거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자연 속눈썹이 탈락될 수 있다. 접착제와 인조 속눈썹의 무게가 속눈썹 모낭에 자극을 줘 속눈썹이 빠지기도 한다. 위생 관리가 미흡하면 인조 속눈썹과 부착된 피부 사이에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성분 확인 필수...사용 금지 성분 함유된 제품도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인조 속눈썹을 쓰는 사람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부작용을 피하려면 성분을 확인하고 가급적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사용 횟수를 줄이는 것도 좋다.

서울시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속눈썹 접착제 21개 제품을 구매해 조사한 결과, 제품 내 사용 금지된 성분인 메틸메타크릴레이트(methyl methacrylate)가 21개 제품 중 19개에서 나왔다. 제품 내 함량 제한물질인 톨루엔(toluene)은 6개 제품에서 기준치의 4~10배가 초과 검출됐다. 두 성분은 자극, 충혈, 통증, 가려움 등을 유발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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