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컥!" 방치하면 뇌 늙고 치매 온다?
수면장애 방치하면 10년 뒤 해마 커지고, 뇌 백질의 노화 가속화돼
수면 무호흡증은 신체에 혼란을 일으켜 심장 문제, 당뇨병 및 간 질환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뇌 손상을 일으켜 노화를 촉진하고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학(Neurology)》에 발표된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68세인 히스패닉계 노인 약 2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뇌의 다양한 부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백질의 노화가 가속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기억과 사고를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크기가 커지는 것과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논문의 주저자인 마이애미대의 알베르토 라모스 교수(신경과)는 “뇌 축소와 뇌 성장은 정상적인 뇌 기능을 방해하여 기억력과 사고력을 손상시키고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들은 잠든 상태에서 호흡을 멈추게 된다. 이로 인해 뇌가 호흡을 재개하기 위해 각성 상태로 진입하게 된다. 미국 수면전문가들의 영리브랜드인 수면재단(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수면 무호흡증을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장병, 제2형 당뇨병, 지방간 질환 및 기분 장애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마이애미대 연구진은 수면 무호흡증이 뇌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의심했다. 라모스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는 수면 문제와 수면 중 산소 수치 감소가 뇌 축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다른 연구에서는 뇌 성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비라틴계 백인에 비해 치매 위험이 높은 라틴계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집에서 잠을 잘 때 수면 장애를 경험한 횟수를 조사했다. 약 56%의 사람들이 수면 문제가 없는 반면 28%는 경미한 수면 문제, 16%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수면 문제를 겪었다.
수면 테스트 후 10년 뒤 실시한 뇌 스캔 결과, 수면 문제가 가장 많은 사람들의 해마의 뇌 용적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해마의 크기는 사람이 경험한 수면 장애의 횟수에 따라 증가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수면 중 산소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해마의 부피 증가와 백질 변화와도 관련이 있었다. 라모스 교수는 “수면 무호흡증 및 기타 수면 장애에 의해 뇌 용적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특히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면 건강과 뇌 노화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주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중년기 이전부터 시작되는 더 장기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urology.org/doi/10.1212/WNL.0000000000210183)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