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것처럼 배 부풀어”...옆구리 통증 호소하던 20대女, 생소한 ‘이 병’ 진단

지속적인 옆구리 통증과 복부 팽창 겪고 '호두까기 증후군' 진단

호두까기 증후군(nutcracker syndrome)에 걸려 옆구리와 복통을 호소하는 20대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영국 매체 더 미러 보도 갈무리]
호두까기 증후군(nutcracker syndrome) 탓에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는 20대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케이티 샬카(28)는 어릴 때부터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배가 부풀어 올라 임신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계속되는 증상에 몇 달 동안 병원을 드나들며 검사받았지만 결과는 매번 정상으로 나왔다. 생리통이나 임신으로 잘못 진단받기도 했다. 케이티는 “배가 부풀어 올라 임신한 모습이긴 했지만, 항상 진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의사들은 ‘생리 탓일 수 있다, 임신 안 한 것 맞냐?’와 같은 질문을 했다”며 “고통을 겪고 있지만 아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다”고 말했다.

명확한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채 증상은 악화했다. 2018년에는 통증이 이전보다 더 심해져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일도 잦았다. 케이티는 바에서 일하던 중 통증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혈액 검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케이티의 가족들은 병원 측에 추가 검사를 요구했고, 2019년이 돼서야 호두까기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케이티는 다양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보다 통증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치료였다. 2020년 2월에는 왼쪽 신장정맥 전위술(left renal vein transposition)을 진행했다. 신장 정맥이 압박받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신장 정맥을 이동시키거나 재배치하는 수술이다. 케이티는 영국에서 이 수술을 받은 7번째 환자이기도 하다.

수술 후에도 여전히 통증이 5개월 넘게 지속됐다. 여행 중에도 케이티는 복부 팽창과 통증을 경험했다. 현재까지 케이티는 치료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파트너의 도움으로 한 전문의를 소개 받아 새로운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다만 수술비가 5만 파운드(한화 약 9060만원)이므로 재정적으로 부담되는 상황이다. 최근 케이티는 치료비 마련을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호두까기 증후군이란?...혈뇨·왼쪽 옆구리 통증 등 증상 나타나면 의심

케이티가 앓는 호두까기 증후군은 왼쪽 신장 정맥이 압박받는 병이다. 이 모습이 호두까기 기구로 호두를 깨는 모양과 비슷해 호두까기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혈뇨, 단백뇨, 왼쪽 옆구리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나면 호두까기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형적이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류가 잘 순환되지 않으면 골반 쪽으로 돌아 방광 옆으로 가거나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다. 때문에 등허리, 명치 쪽에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계속 정맥이 눌리면서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주면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는 것도 호두까기 증후군의 증상일 수 있다.

한 번에 진단 어려울 수 있어...평소 생활습관 점검도 중요

진단은 컴퓨터단층촬영(CT), 도플러 초음파 등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위 사연에서도 알 수 있듯 증상이 생겨 응급실에 가더라도 생소한 병이기에 한 번에 진단되지 않을 수 있다. 초음파 검사를 할 때도 혈류 속도에 따라 호두까기 증후군이 진단이 안될 가능성도 있다. 정확한 검진을 위한 의료진의 노력과 환자 스스로 병에 대해 인지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치료는 왼쪽 신장정맥을 우회하거나, 혈관 내 스텐트 삽입술 등 치료가 이뤄진다. 최근에는 다빈치 단일공 로봇을 이용해 배에 구멍을 하나만 내서 수술하는 새로운 방법도 발표됐다. 치료와 함께 평소 혈관이 덜 눌리게 생활하는 것도 중요하다. 먼저, 똑바로 누워 자면 혈관이 심하게 눌린다. 잘 때는 왼족으로 누워 자면 좋다. 오른쪽에는 큰 장기인 간이 있어 왼쪽으로 눕고 긴 베개나 이불 등을 끌어안고 자는 것이다.

일을 할 때도 수시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1~2시간 움직이지 않고 업무를 처리하면 일정한 압력으로 혈관이 눌릴 수밖에 없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히는 등 스트레칭을 비롯 기지개 등으로 눌린 혈관을 느슨하게 해주는 게 좋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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