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서 '성병 균' 옮았다"...속옷 안입는 女와 '이것' 때문? 사실은

헬스장서 성병균 클라미디아에 의해 결막염 앓았다는 틱톡 이용자 주장에 논란...전문가들 "전혀 근거 없다" 일축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헬스장에서 운동 기구를 만지는 것만으로 클라미디아에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응급의학 전문의인 조 윙톤 박사가 헬스장에서 표면 접촉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윙톤 박사 인스타그램 / 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헬스장에서 수건이나 운동 기구를 만지는 것만으로 클라미디아에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 영국 일간 미러, 데일리메일 등 보도에 따르면 이 논란은 한 틱톡 사용자가 헬스클럽에서 사용한 수건으로 눈을 닦은 후 클라미디아에 의한 결막염을 진단 받았다는 이야기에서 부터 시작됐다. 덩달아 다른 틱톡 이용자가 "헬스장에서 속옷을 안입고 운동하는 여성들이 '성병을 기구에 옮기는 것'이 문제"라고 지목하면서 더 뜨거운 이슈가 됐다. 이에 반응한 일부 사용자는 운동 기구를 철저히 닦는 영상을 올리며 경각심을 알리기도 했다.

과연 헬스장에서 운동하다가 다른 사람이 쓰던 수건이나 기구에 의해서 성병이 옮을 수 있을까? 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응급의학 전문의인 조 윙톤 박사는 팔로워 3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자신의 SNS에 “클라미디아는 주로 질, 항문, 구강 성교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표면 접촉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클라미디아를 유발하는 'Chlamydia trachomatis' 박테리아는 체외에서 오래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SH:24 성 건강 전문기관 역시 “클라미디아는 성적 접촉이나 성적 도구를 공유할 때 전파되고, 수건, 변기 좌석, 체육관 기구로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앞서 한 이용자가 헬스장에서 속옷을 입지 않고 레깅스 같은 운동복만 착용한 여성들을 성병 감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성병은 대부분 특정 경로를 통해서만 전염되며, 헬스장에서 일반적인 운동 활동 중에는 이러한 전염 경로가 성립되지 않는다.

다만 조 박사는 헬스장 환경에서 전염될 수 있는 다른 감염원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백선, 피부 사마귀는 표면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며, “기구 사용 전후에 반드시 소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운동 기구를 통해 클라미디아에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헬스장 기구에 의해 성병보다는 다른 접촉성 감염균이 옮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른 감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운동 기구를 사용하기 전후에 소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병의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성병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무분별한 성관계, 데이팅 앱 사용 증가, 포르노그래피 모방 등을 지적하며, 성 건강 교육과 예방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꾸준히 늘고 있는 클라미디아 감염증...중장년층 발병률 증가 

클라미디아 감염증은 성매개감염병(STI)으로, 국내에서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의 '성매개감염병 감시'에 따르면 2023년 7월까지 국내에서 신고된 클라미디아 감염증 건수는 3,589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6% 증가한 수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46.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30대(22.5%)와 40대(11.3%)가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다. 2019년 기준 여성 환자는 58.6%였으며, 2020년에는 이 비율이 61.1%로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중장년층의 발병률 증가다. 2014년과 비교했을 때 60대 이상의 감염 건수는 3.5배, 50대는 3.0배 증가했다.

클라미디아는 대부분 무증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자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골반염이나 불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과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안전한 성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클라미디아 감염 예방의 핵심이다. 콘돔 사용과 같은 성적 보호 장치를 활용하면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성관계 후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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