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은 아침에, 치아는 밤에 많이 아파”…왜?
염증성질환, ‘생체시계’ 영향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나
인체 내부의 시계인 ‘생체시계’는 면역계의 염증에 영향을 미친다. 족저근막염 환자는 아침에 더 괴롭고, 치통·통풍 환자는 밤에 더 괴롭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염증성 질환의 종류에 따라 통증이 유독 심한 시간대가 있다.
면역세포인 대식세포가 하루 중 인체에 작용하는 시간대는 각기 다르며, 이 때문에 염증성 질환에 따라 환자가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시간이 사뭇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왕립외과대(RCSI) 연구팀은 면역체계와 생체리듬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강직성척추염, 발바닥 근막의 염증으로 통증을 일으키는 족저근막염 환자는 아침 시간대에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엄지발가락 등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환자는 밤에 더 심한 통증을 겪으며 이는 숙면을 방해하는 불면증으로 이어진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애니 커티스 교수(약학·생체분자과학대)는 “이번 연구 결과로 대식세포의 작용에 따라 통증 시간대가 달라지는 염증성 질환에 대한 '시간 표적 치료'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몸 안의 유해 물질을 감지하고 이에 반응하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는 염증성 물질로 알려진 큰 복합체를 조립함으로써 방어 메커니즘으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염증성 물질은 위험을 면역체계에 알리는 경보기(연기감지기)와 비슷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인플라마솜(NLRP3)의 활성화는 하루 종일 일정하게 유지되는 게 아니라 24시간 주기의 생체시계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플라마솜은 염증을 조절하는 복합체다. 일일 리듬은 대식세포가 위협을 감지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시기와 에너지 수준이 최고조에 달해 반응을 일으키는 시기를 결정한다. 또한 세포의 에너지 생산자인 미토콘드리아가 일일 면역활동 변화를 주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티스 교수는 “대식세포가 아침이라고 '생각'하면 그들의 인플라마솜 활성화가 더 빠르고 더 강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깨어 있는 이른 아침 시간대에 면역 반응이 강화된다는 뜻이다. 이 시간대는 우리가 깨어 있는 때이고, 부상이나 감염과 같은 환경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잉 활성' 염증성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염 등 염증성 질환을 더 잘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 결과(Time of day control of mitochondria regulates NLRP3 inflammasome activation in macrophages)는 미국실험생물학회연합회(The Federation of American Societies for Experimental Biology)가 발행하는 ≪더 파셉 저널(The FASEB Journal)≫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