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서 칵테일 마신 후 7명 입원...이번에도 '이것' 원인?
피지 리조트에서 칵테일 마신 후 7명 병원 입원
남태평양에 위치한 피지의 한 리조트 바에서 칵테일을 마신 호주인과 미국인 등 7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현지 시간) ABC 뉴스에 따르면, 지난 토요일 오후 피지의 가장 큰 섬인 비티레부 섬 해안가에 위치한 5성급 리조트 워릭(Warwick)의 바에서 피냐 콜라다를 마신 일부 투숙객이 메스꺼움과 구토, 발작, 오한, 떨림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피지 부총리이자 관광부 장관인 빌리암 R. 가보카는 월요일 기자 회견에서 병원에 입원한 7명 중 1명은 일요일에, 4명은 월요일에 퇴원했으며 병원에 남아 있는 2명은 의식이 있고 안정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독성 검사 보고서를 기다리는 중이기 때문에 메탄올 중독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피지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지 보건부 대변인인 제메사 투드라부 또한 이번 사건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여전히 독성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결과는 3~4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은 지난 11월 라오스에서 6명의 관광객이 메탄올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술을 마신 후 사망한 사건과 유사하게, 이번 사건의 원인이 메탄올 중독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가보카 장관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토요일 밤 해당 바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피냐 콜라다를 주문했다. 그는 이 리조트에는 총 5개의 바가 있는데, 다른 4곳에서 제공된 음료를 마신 사람들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리조트의 매니저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되는 음료의 성분을 바꾸거나 품질을 변경하는 등의 일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런 종류의 사례는 이번 사건이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호주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피지에 남은 두 명의 호주인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월요일 “술에 몰래 약 등을 타는 행동(drink spiking)과 음주를 통한 메탄올 중독에 대한 잠재적 위험”에 대해 여행자에게 경고하는 내용을 웹사이트에 업데이트 했다.
해당 리조트의 대변인인 사바이라 몰라우케이크는 모든 직원들이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달 라오스 유명 관광지 방비엥에서 메탄올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술을 마신 외국인 관광객 6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다.
메탄올은 알코올 화합물로 무색, 무취의 가연성 액체다. 페인트 제거제나 살충제, 염료, 휘발유 등 많은 가정용 및 산업용 제품에 사용된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불법적으로 알코올 음료에 넣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호주 모나시대 법의학과장 데이비드 랜슨 교수는 메탄올이 술에 들어가는 에탄올보다 훨씬 저렴해 비용을 낮추려는 꼼수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메탄올 섭취가 위험한 이유는 메탄올이 몸속에서 분해되면 포름알데히드와 포름산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랜슨 교수는 “이러한 화합물은 신체 기관을 공격하고 세포를 죽인다”며 “결과적으로 장기를 파괴하고, 눈을 멀게 하고, 사망이나 영구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 적은 양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