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할 때 창문 내리고 바람 쐬면 왜 괜찮아질까?
메스껍고 토하는 건 독소 제거 과정
차를 몰고 놀러 가는 데 뒷좌석에 앉은 자녀가 속이 울렁거린다고 하면 대부분 창문을 열어 탁한 공기를 내보내고 신선한 공기를 쐬게 한다. 차가운 공기가 메스꺼움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 과학 매체인 ‘라이브 사이언스’가 이에 대해 살펴봤다.
뉴욕 레녹스힐 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로버트 글래터 박사는 “멀미하는 사람들은 종종 공기 순환이 잘 되는 환경을 찾거나, 우리 몸을 식히는 데 메스꺼움의 메커니즘은 심부 체온의 하락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멀미의 증상은 메스꺼움, 구토 및 발한이다. 사람이 멀미를 하면 심부 체온이 떨어진다. 실제로 약간 저체온증이 된다. 이 현상은 약 150년 전 뱃멀미로 고생하는 선원들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2014년 저널 ‘온도(Temper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멀미가 나는 동안 피부의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더 많은 혈액이 피부 표면 가까이로 흐른다. 혈액은 온도가 떨어져 심부 체온이 낮아진다. 이 과정은 체온을 더 낮추기 위해 식은땀을 흘리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멀미가 심한 사람은 체온이 떨어지면 중추 신경계, 특히 체온을 조절하는 뇌 부분인 시상하부(hypothalamus)가 급격한 체온 상승을 막으려고 한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심부 체온은 낮지만 메스꺼움과 멀미를 느끼는 사람은 얼굴이 덥고 붉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온도 강하와 신체의 보상 반응이 사람에게 메스꺼움을 느끼게 한다. 찬 공기를 쐬거나 목뒤나 이마에 시원한 찜질을 하면 시상하부가 체온을 높이려는 노력을 상쇄해 메스꺼움을 완화한다. 또 뜨거워지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도 멀미와 관련된 온도 변화가 왜 발생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 한 가지 잠재적인 이유는 낮은 온도에서 조직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산소가 줄어들고 사람이 아플 때 충분한 산소를 얻기가 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은 체온 강하와 체온 상승에 대한 보상이 왜 메스꺼움을 유발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한 이론에 따르면 메스꺼움과 온도 변화는 모두 신체가 독소에 반응하여 스스로 방어하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메스꺼움은 종종 구토로 이어지는데, 구토는 사람의 몸에서 독소를 제거할 수 있다.
글래터 박사는 “메스꺼움과 관련된 '식은땀'이 중독이나 감염에 대한 자연적인 방어라고 가정한다면 독소를 감지해 체온을 낮추는 것은 ‘방어적 저체온증’을 부르는 진화적 접근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연구에 따르면 인간과 동물 모델에서 독성 쇼크 중에 ‘방어적 저체온증’이 발생한다는 증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