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 이용하니 섬망 예방약 과잉 투여 걱정 끝"

서울대병원 연구진, 기존 투여량 절반으로 섬망 예방 입증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이홍열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류호걸 교수, 이형철 교수, 데이터사이언스연구부 이현훈 교수. [사진=보건산업진흥원]
국내 연구진이 중환자실(ICU) 환자의 섬망 예방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약물 투여량 최적화 모델을 개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중환자실 섬망 예방을 위한 덱스메데토미딘 약물의 투여량을 최적화하는 AI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덱스메데토미딘은 중환자실에서 섬망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진정제다.

섬망은 중환자실에서 흔히 발생하는 급성 정신혼란 증상이다. 주의력과 인지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환자의 생존율과 예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최근 덱스메데토미딘이 섬망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까지 약물 투여량 결정은 의사의 경험에 의존하기에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환자에게 약물이 과잉 투여되면 맥박이 지나치게 느려지거나 저혈압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신중한 용량 조절이 필요한 이유다.

이홍열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류호걸·이형철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이현훈 데이터사이언스연구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환자 2416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약물 투여량을 제시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AI 모델은 개별 환자의 활력 징후, 혈액검사 결과 등 35가지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6시간마다 약물 투여량을 정확하게 제시한다.

환자 270명의 데이터로 성능을 검증한 결과, AI 모델이 제안한 투여량(섬망 발생 환자군 평균 0.117mcg/kg/h)은 기존 의사 처방(섬망 발생 환자군 평균 0.236mcg/kg/과h)에 비해 절반 용량으로도 효과적인 섬망 예방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AI 모델 개발로 환자는 서맥, 저혈압 같은 약물 부작용 위험을 줄이고 상태 정보에 맞춰 분석된 최적의 약물 투여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홍열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AI 모델은 섬망 예방 약물 투여량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졌다”며 “특히 더 낮은 약물 용량으로도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의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디지털 메디슨(npj Digital Medicine)≫에 게재됐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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