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발암물질인데, 왜 이렇게 관대? "암 피하려면 한 잔도 안 돼"

술은 WHO 산하 연구소가 분류한 1군 발암요인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 분해 효소 활성도가 떨어지는 데도 최근 음주 인구는 오히려 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암 발생과 관련된 식품들을 등급 별로 구분해 발표하고 있다. 1군 발암요인(carcinogenic to humans, group 1)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확실한 위험 물질이다. 이 음식을 먹으면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니 조심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2A 군은 암을 유발할 개연성(Probably)이 높은 물질이다. 음주 습관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3군 발암물질에도 떠들썩... 술은 1군 발암물질인데, “왜 이렇게 관대해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말이 나돈 적이 있다. 하지만 암 발생에 관련된 영역에선 술은 1~2잔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우리나라 보건당국의 ‘국민 암 예방 수칙’에도 “암 예방을 위하여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가 들어 있다. 어느 식품에서 발암성 논란이 생긴 적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국제암연구소(IARC)가 분류한 3군(group 3) 물질이다. 발암성을 분류할 수 없다는 의미다. 술은 발암성이 확실한 1군(group 1) 물질이다. 1군에는 미세먼지,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 담배 등이 들어 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암을 유발하는 발암 요인을 4개 군(group)으로 분류하고 있다. 체외실험,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역학적 연구 등에 근거하여 발암성을 평가한 것이다. ‘1군’은 사람에게 암을 유발하는 것이 확실한(Carcinogenic to humans) 물질들이다. ‘2A 군’은 암을 유발할 개연성이 높은(Probably), ‘2B 군’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3군’은 사람에 대한 발암성을 분류할 수 없는(Not classifiable) 물질들이다.

200가지 이상이나?... 음주와 관련된 질병들은?

술은 암 발생과 관련만 있는 게 아니다. 현재 200가지 이상의 질병이 음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췌장염, 알코올성 지방간-간염, 간경변, 뇌졸중, 뇌출혈, 고혈압 등은 음주로 인해 생기거나 악화되는 질병들이다. 특히 임신부의 음주는 태아의 선천성 기형이나 신경학적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뇌의 알코올성 소뇌변성증, 알코올성 치매, 알코올성 정신장애, 만성인후염, 심장병, 위궤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술이 센 사람?... “리더는 만취할 정도로 마시면 곤란

술이 ‘세다’ ‘잘 마신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술을 마신 후 다음날 숙취로 지각이 잦으면 술이 센 사람이 아니다. 본인의 건강은 물론 소속 직장, 조직에 해를 끼친다. 매번 혀가 꼬일 정도로 과음하면 전두엽과 해마 기능이 떨어져서 판단력이 흐려진다. 분노·충동과 관련된 중추 신경을 활성화시킬 수도 있다. 알코올성 치매의 위험도 높아진다. 회사나 조직의 리더는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취하고 곯아떨어진 밤에 회사에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할 것인가. ‘술이 세다’는 허세는 결코 장점이 될 수 없다.

    김용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