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잘 모른다"...임신하면 '이 장기' 2배로 커져, 왜?

임신부의 영양분 흡수 수요에 따라 변화...모유 수유 중에도 마찬가지

임신하거나 모유 수유 중이라면 소장의 내벽이 많은 영양소를 흡수하기 위해 2배로 늘어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하면 젖가슴이 커지고 심박수가 빨라질 뿐만 아니라 다리가 붓고 자라는 태아를 위해 장기가 이동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만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변화가 포착됐다. 소장 내벽(안쪽 벽)이 임신과 모유 수유 중에 구조가 변하고 크기 2배 커지는 걸로 나타났다.

독일 헬름홀츠 감염연구센터 연구진은 신체 주변 수많은 조직에서 발견되는 ‘RANK’라는 신호 분자가 유방에서 모유를 만드는 유선의 형성을 조절하는 것을 관찰했다. 프로게스테론 등 생식에 관여하는 호르몬은 땀샘 안에서 RANK 생성을 증가시킨다. 이 분자가 임신에 따른 신체 변화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RANK는 유방 조직뿐만 아니라 장의 상피(上皮:동물의 체표나 체강 및 관상 장기의 내부 표면을 덮는 조직)에서도 발견되지만 지금까지 그 역할에 이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줄기세포로 인간과 쥐 소장의 소형 3D 복제본(오가노이드)을 성장시켰다. 연구진은 미니 창자 안의 세포를 RANK에 노출시켰고, 이는 몇 가지 구조적 변화를 촉발했다.

상피세포에서 튀어나온 작고 손가락 같은 돌기(융모)가 갑자기 길어지고 납작해졌다. 커진 융모는 장의 표면적을 늘려 영양소 흡수에 도움이 된다. 임신한 쥐와 모유수유 중인 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RANK가 없으면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RANK가 부족한 모유 수유 쥐가 생산한 우유는 RANK를 생산하는 쥐의 우유보다 영양소가 적었다.

임신한 엄마는 아기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 연구진은 소장의 변화가 더 많은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자연스런 신체 변화라고 봤다.

연구 책임자인 요제프 페닝거 박사는 “임신부가 높아진 영양 수요에 적응하기 위해 장이 왜 어떻게 변하는지 분자구조로 설명하는 최초의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네이처(Nature)저널에 ‘RANK drives structured intestinal epithelial expansion during pregnanc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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