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잡는 '린파자', 암 재발 막는 효과 10년치 기록 봤더니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서 임상 발표, 암 전이 및 악화 위험 크게 줄여

[사진=아스트라제네카]

유방암 표적치료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가 암 재발 위험을 막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물은 글로벌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로, 유방암 중에서도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난 환자를 겨냥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진행된 최장기간 임상 결과, 린파자를 사용한 환자들에선 암의 전이나 악화, 전체 생존기간 개선에 있어 치료 혜택이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열린 올해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SABCS 2024)에서는 린파자의 효과와 안전성을 추적 관찰한 최장 기간 3상 임상(OlympiA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약 10년(최장 추적 기간 9.6년)에 걸쳐 진행된 임상 결과, 린파자를 사용한 환자의 경우 침습적인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위약(가짜약)군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보고했다.

특히, 추적 관찰 기간의 중앙값인 6년을 분기점으로 잡았을 때에도 해당 침습성무병생존율(IDFS) 지표는 린파자 치료군에서 79.6%로, 위약군 70.3%에 비해 높은 치료 결과를 보였다.

발표를 진행한 다나-파버 암 연구소 주디 E. 가버 박사는 “이번 결과는 병원성 생식세포(germline) BRCA 변이 및 고위험 BRCA 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린파자 표준치료에 대한 사용 근거를 뒷받침한다"며 "치료를 진행할 때 유전자 생식세포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학회에서 공개된 OlympiA 연구는 10년 전인 2014년에 시작됐다. 연구에는 병원성 생식세포나 BRCA1 또는 BRCA2 변이가 있고 HER2 음성인 환자들이 등록됐다. 통상 BRCA1 병원성 돌연변이는 삼중음성유방암(TNBC)에서 발견되고, BRCA2 변이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유방암에서 주로 발견된다.

주목할 점은 이번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82%가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을 앓고 있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린파자 300mg(1일 2회 용법) 또는 위약을 무작위로 투여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린파자 치료군에서 공격적이고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하지 않고 생존할 확률을 의미하는 IDFS 지표가 위약군에 비해 9.3% 이상 높게 나왔다.

더욱이 이러한 효과는 이전에 백금계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나, 보조 항암요법 사용 여부, 호르몬 수용체 상태, BRCA1 또는 BRCA2 돌연변이 여부 등을 포함해서도 치료 혜택이 명확했다.

또한, 기타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하는 경우를 비교했을 때 린파자를 사용한 환자들에서는 83.5%가 원격전이가 없어 위약군(75.7%)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고했다. 항암제의 효과 판정 척도가 되는 전체 생존율(OS) 역시 린파자와 위약군에서는 각각 87.5%, 83.2%로 분석돼 6년 무병생존율 지표와 비슷한 혜택이 확인됐다.

가버 박사는 "부작용으로 린파자 치료군에서는 5명, 위약군에서는 10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이상반응은 두 연구군 모두 10% 미만이었지만, 린파자 치료군에서 수치가 더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린파자를 투약한 환자의 4.9%, 위약을 복용한 환자의 7.5%에서 새로운 원발성 암이 발생했으며, 새롭게 발생한 유방암은 각각 2.9%, 4.0% 수준이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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