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불안, 망상...술 많이 마시면 정신 황폐해 진다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사람들은 축하하고, 서로 사귀고, 위로하고, 슬픔을 달래기 위해 술을 마신다. 기분을 바꾸기 위해, 즉 더 편안하고, 대담해지고, 자신감을 느끼기 위해 술을 마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술의 영향은 일시적일 뿐이다. 술기가 사라지고 나면 알코올 금단 현상이 뇌와 신체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기분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술이 우울증, 스트레스, 불안 또는 기타 어려운 감정을 다루는 최고의 방법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힘들 때마다 술에 의지하게 되면 결국 술을 끊을 때 삶이 어떻게 될지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정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술에 의존하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에도 타격이 가해지며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중요한 결정권을 가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술에 의지하는 생활을 하다보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망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폐해를 불러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술을 너무 많이 마시거나 의존하고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술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술은 뇌의 화학 메신저인 신경 전달 물질의 균형을 방해하고, 감정, 생각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정제다. 술은 억제를 조절하는 뇌 부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술을 마신 후에는 긴장이 풀리고, 불안이 줄어들며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곧 사라진다. 뇌의 화학적 변화는 곧 기분에 관계없이 분노, 우울증 또는 불안과 같은 더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술은 또한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늦춰 실제로 느끼는 것과 행동의 가능한 결과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불안과 우울증을 막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신경 전달 물질이 필요하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볼 때 술은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의 수를 소모하고 감소시킨다. 이 때문에 어려운 감정을 완화하기 위해 더 많이 술을 마시게 되고, 이로써 의존의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술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단기적으로 과음은 알코올 중독, 수면 장애, 위장 장애, 복부 팽만 및 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무모하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사고를 치거나, 폭력의 희생자가 되게 만들 수 있다.
수년 동안 술을 많이 마시면 몸에 해를 끼친다. 장기적인 알코올 남용은 심장병, 뇌졸중, 고혈압, 간 질환 및 암을 포함한 심각한 건강 상태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는 관계 단절, 실업,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신체적 건강 문제를 비롯해 경제적 문제를 수습하는 것은 모두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술 마시는 사람, 정신 건강 문제 많아
알코올 문제와 정신 건강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정신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알코올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그들이 어려운 감정이나 증상을 다루기 위해 술을 마시기 때문일 수 있다. 술과 관련된 정신 질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우울증=잦은 과음은 우울증 증상과 관련이 있다. 술을 마시는 우울증 환자는 술을 끊은 후 처음 몇 주 이내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시도하고 기분이 나아진다면 술이 우울증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우울증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의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항우울제를 복용 중인 경우 일반적으로 음주를 권장하지 않는다. 술은 우울증을 악화시키고 일부 항우울제의 부작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술을 줄이거나 끊으려고 할 때 연구에 따르면 일부 항우울제는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불안증=불안을 경험하면 술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이는 곧 사라진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술에 의존한다면 머지않아 긴장을 풀기 위해 점점 더 많이 술을 마시게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숙취가 불안감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긴장을 풀기 위해 술을 마신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명상, 요가, 운동 또는 시간을 내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정신병=평소에 술을 많이 마시거나 술을 많이 마시다가 갑자기 끊는 경우 정신병을 경험할 수 있다.
극단적 선택과 자해=술은 자제력을 잃고 더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자해나 자살과 같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음은 또한 자살 충동 및 시도와도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 충동을 느낀다면 보건복지부 자살 예방 상담 전화 ‘마음구조 109’ 등에 전화해 상담을 받으라”고 말한다.
음주 문제 도움 받는 방법은?
자신의 술 습관이 걱정되거나 음주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낀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알코올 중독 상태라면 주치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그리고 보건복지부에서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지역사회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런 지원 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체적으로 술에 의존하고 있고 술을 완전히 끊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갑자기 술을 끊는 것은 해로울 수 있다”며 “의사는 환자가 안전하게 술을 끊을 수 있도록 조언 또는 약물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음주를 줄이고 싶다면 술을 마시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보통 술집에서 사교 활동을 한다면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른 활동들을 알아보라. 예를 들어 영화관에 가거나, 볼링 등의 스포츠 동호회 활동을 함께 하거나, 저녁에 있는 요리나 목공 배우기 클래스 등에 참여하는 것 등이다.
전문가들은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금주나 절주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그들은 당신을 격려할 수 있고, 당신이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나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