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미국인의 건강, 수명,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GLP 억제제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이러한 주장과 함께 최근 미국의 보험사 대표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의 선언문 중 “미국은 의료비 지출 면에서는 세계 1위지만, 기대 수명 면에서는 세계 42위”라고 지적한 부분을 함께 공유했다.
그가 GLP 억제제(GLP inhibitor)라고 지칭한 약물은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로 보인다. GLP-1은 음식을 섭취한 후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이를 활성화하면 식욕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
내년 출범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머스크가 비만약 가격 조정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미국 의료보험제도가 비만 치료제 비용을 일부 부담하게 될 지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미국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는 GLP-1 계열 약물을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하는 환자에게는 비용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공공의료보험의 적용 범위를 비만 치료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관련 논의가 시작된 상황이다.
현재 미국 인구의 약 42%가 비만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때문에 당뇨, 심혈관질환, 뇌졸중, 일부 암 등 건강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설명이다. 비만 유병률을 낮추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질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라는 점에서 머스크의 이번 발언과도 일정 부분 겹친다.
공공 재원으로 비만 치료제 약가를 지원한다는 구상이 머스크의 기존 주장과 반대된다는 해석도 있다. 그는 트럼프 선거활동 중 “낭비를 근절하면 미국 정부 지출을 최소 2조달러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공공연히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번 게시글에서 어떤 방식으로 GLP-1 계열 약물의 비용을 낮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수주 내에 구체적인 정책 기조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