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림프종 겨냥 '항암제 트리오' 새 임상 발표..."사망 위험 감소"
미국혈액학회서 컬럼비·룬수미오·폴라이비 임상 분석 공개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혈액암인 림프종 분야에 효과를 앞세운 항암제들의 최신 임상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이나 소포성 림프종(FL) 등 환자에 특정 항암제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여러 항암제를 함께 쓰는 병용요법으로 치료했을 때 암세포를 없애는 관해율을 높이고, 사망 위험을 줄이는 치료 혜택이 확인된 것이다.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는 지난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66회 미국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ASH 2024)에서 혈액암 치료제 '컬럼비(성분명 글로피타맙)'·'룬수미오(성분명 모수네투주맙)'·'폴라이비(성분명 폴라투주맙)'에 대한 새로운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학회에 발표된 데이터는 ▲컬럼비·룬수미오의 투약기간 종료 후 치료 효과 유지에 대한 후속 분석 ▲DLBCL 환자 대상 폴라이비와 R-CHP(Pola-R-CHP) 병용요법에 대한 장기 추적 결과 등이다.
먼저 컬럼비의 임상 2상 'NP30179 연구'를 3년 추적 관찰한 결과, 컬럼비로 치료받은 재발 불응성(R/R) DLBCL 환자의 약 40%가 완전관해(CR)를 달성했으며, 이 상태는 29.8개월간(중앙값) 지속됐다. 더욱이 환자 대부분 컬럼비의 고정 투약 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2년 이상 완전관해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R/R FL 환자 대상 임상 2상 'GO29781 연구'의 4년 추적 결과에서도 룬수미오로 치료받은 환자 64%는 45개월간 완전관해가 지속됐으며, 치료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과 완전관해율(CR)은 각각 77.8% 및 60.0%로 높게 확인됐다. 이들 임상 분석에서도 새로운 안전성 이상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각 연구에서 컬럼비는 치료 후 12~18개월부터, 룬수미오는 치료 시작 후 19개월 이후부터 B세포 수치가 회복되면서 면역체계가 복구됐다. 림프종 치료 후 B세포의 회복은 환자의 면역계 기능 유지를 위해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로슈 최고의학총괄이자 글로벌 제품개발총괄인 레비 개러웨이 박사는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데이터는 컬럼비가 림프종 환자들에게 지속적인 관해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성과는 B세포 림프종 치료 환경을 변화시키고 혁신적인 전략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DLBCL 1차 치료에서 Pola-R-CHP 병용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POLARIX 연구'의 장기 추적(60.9개월) 결과도 나왔다. 이 연구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DLBCL 1차 표준치료를 확대한 임상시험으로 평가된다. 주요 결과를 보면, 폴라이비 병용요법 환자군은 기존 표준치료인 R-CHOP으로 치료를 받은 대조군에 비해 전체 생존기간(OS)을 개선하는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폴라이비 병용요법 투약군의 림프종 관련 사망률은 9.0%, R-CHOP 대조군은 11.4%로 나타났다. 치료 시작 후 약 5년 시점에서 폴라이비 병용요법 투약군의 사망 위험도는 15%가 감소해 기존 3년 추적 결과(위험도 6% 감소)에 비해 개선됐다. 또한, 폴라이비 병용요법 투약군(38.7%)은 R-CHOP 대조군(61.7%) 대비 약 25% 적은 확률로 후속치료(방사선 치료, 전신 화학요법, CAR-T 세포치료 등)를 필요로 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서린 암센터의 림프종 임상총괄 질레스 샐레스 교수는 “폴라이비 병용요법은 치료가 까다로운 DLBCL의 재발과 진행을 막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며 “연구에서 확인된 OS 개선효과는 DLBCL 1차 표준치료 분야에 폴라이비 병용요법이 갖는 잠재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