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8억 5천명 육박"...생식기에 물집내는 '이것' 아기에도 전염돼
전세계 생식기 헤르페스 감염자 수 약 8억 4600만 명…새로운 예방 및 치료법 절실
현재 전세계적으로 8억 4600만 명 이상의 성인이 생식기 헤르페스에 감염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식기 헤르페스는 단순포진바이러스(HSV) 1형과 2형에 의해 전파되는 매우 흔한 성매개감염병이다.
1형과 2형은 상호 교환적으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즉 HSV-1은 주로 구강이나 입술 주위에 포진을 일으키며(구순포진) HSV-2는 성기 주위에 포진을 일으키지만, HSV-1도 성기 주위에 감염될 수 있으며, HSV-2가 입술이나 구강 주변에도 물집을 유발할 수 있다.
카타르 웨일코넬의대 감염병 역학그룹 연구진은 세계보건기구(WHO)의 2012년과 2016년 추정치를 바탕으로 전세계 50세 미만 인구의 HSV 유병률을 추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적으로 15~49세 인구 중 5억 1950만 명이 HSV-2 감염에, 3억 7620만 명이 생식기 HSV-1 감염에 전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한 해 15~49세 인구 중 HSV-2 신규 감염자 수는 2560만 명, 성적 접촉을 통한 생식기 HSV-1 신규 감염자는 1680만 명이었다. 감염률은 특히 미국과 아프리카의 젊은 성인들 사이에서 높았으며, 두 지역 모두에서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생식기 헤르페스는 질, 음경, 음순, 고환 등 생식기 부위에 통증을 동반한 물집과 궤양을 유발한다. 감염이 되어도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일단 감염이 되면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한 피로,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어 증상을 나타낸다.
연구진은 “생식기 헤르페스는 고통스러운 증상 외에도 성생활과 삶의 질, 우울증, 불안, 자존감 하락 등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사회적·심리적 부작용과 관련이 있다”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수치심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식기 헤르페스 감염은 전세계적으로 발생률과 유병률이 높아 상당한 질병 부담을 준다”며 “감염을 통제하고 관련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백신과 같은 새로운 예방 및 치료 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식기 헤르페스는 아기를 출산할 때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는 불안으로 인해 여성의 출산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HIV 감염 위험을 3배나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도 연구진은 지적했다.
다만, 연구진은 “2016년과 2020년 HSV-2 유병률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이 기간동안 근본적인 인구구조의 변화(전세계 평균 연령 증가와 각 지역 인구 비율 변화)를 고려할 때, 인구학적 추세를 조정한 후 HSV-2 유병률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의 원인으로 연구진은 HIV 유행 이후 감소한 위험한 성행위, 성병(STI)에 대한 인식 개선, HIV/STI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증가, 경제적·사회적 요인 변화로 인한 성관계 형성 방식 변화를 꼽았다.
이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성매개감염(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에 ‘Estimated global and regional incidence and prevalence of herpes simplex virus infections and genital ulcer disease in 2020: mathematical modelling analyses’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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