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뒤늦게 발견하는 美여성 환자 늘어…왜?
팬데믹 이후 유방암 검진을 받지 않은 여성 늘어난 탓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유방암 검진을 받지 않은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에서 후기 단계 유방암 환자가 모든 연령과 인종에서 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방사선학(Radiology)》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바탕으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의 일원으로 미국방사선학회 회장을 지낸 데브라 몬티치올로 박사와 콜로라도대 안슈츠의대의 에드워드 헨드릭 교수(임상영상의학)는 2004년~2021년 미국의 암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기 유방암 발병률이 크게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암은 진행 단계를 보통 1~4기로 구분하며 4기를 지나 치료가 불가능한 단계일 때 말기라는 표현을 쓴다.
-20~39세 여성의 경우 연간 2.9% 증가.
-40~74세 여성의 경우 연간 2.1% 증가. 특히 2018년~2021년에는 연간 2.7% 증가.
-75세 이상 여성의 경우 연간 1.4% 증가.
전기 단계 유방암에 걸린 여성의 5년 생존율은 99%인 반면 4기 유방암에 걸린 여성의 5년 생존율은 31%밖에 되지 않는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몬티치올로 박사는 “후기 단계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생존율이 훨씬 낮고 치료가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헨드릭 교수는 그 원인이 팬데믹 기간 동안 유방암 검진을 위해 실시된 유방 촬영의 양이 급격감소한데 있다면서 실제론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020년 유방암 검사를 받은 여성들 수가 과소 집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2020년 진행성 유방암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몬티치올로 박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유방암 검진을 받는 고령의 소수계 여성의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며 “이들 인구는 의료 시스템에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뒤처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은 진행성 유방암 발견이 가장 크게 증가해 2004년~2021년 연간 3.9% 증가했고 아시아 여성의 경우 매년 2.9% 증가했다.
흑인과 히스패닉 여성은 2004년~2021년 연간 증가율은 각각 0.86%, 1.6%였다. 백인 여성의 비율은 2004년~2012년 매년 1.7% 증가했으나 그 이후에는 증가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흑인 여성의 진행성 유방암 발병률은 백인 여성보다 5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몬티치올로 박사는 “매년 유방암 검진을 받은 미국 여성은 50% 미만”이라며 “이는 초기 단계 유방암을 처치할 기회를 상실하는 바람에 뒤늦게 후기단계 진단을 받는 여성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 가이드라인은 40~74세 여성에게 2년마다 유방 촬영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이와 달리 미국암학회(ACS)는 45세~54세 여성에게 매년 유방 촬영을 권장하며 55세 이후에는 격년으로 유방 촬영을 받도록 권고한다. 40~44세 여성은 유방암 검진을 시작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몬티치올로 박사는 “조기 발견의 분명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USPSTF 가이드라인은 75세 이상 여성을 제외하고 있다”며 “또 젊은 여성은 인구 전체로 볼 때 공격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데도 검진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33개 암센터 연합기구인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여성들에게 25세까지 유방암 위험 평가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위험이 가장 큰 흑인 여성들 사이에서 이러한 추세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pubs.rsna.org/doi/10.1148/radiol.241397)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