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때문에 '이 약' 먹었는데"...심장마비 올 뻔한 20대女, 왜?

복합 피임약 복용 후 폐색전증 진단

클로이 맨건(25)은 여드름 치료를 위해 지난 8월부터 복합 피임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복용 한 달 정도 지나자 다리가 뻐근하고 아픈 증상이 나타났고, 2달 째에는 가슴이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했다. 약 사진(오른쪽)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영국 매체 미러 보도 / 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피임약 복용 후 혈전이 생겨 심장마비 걸릴 뻔한 20대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간호사로 일하는 클로이 맨건(25)은 여드름 치료를 위해 지난 8월부터 복합 피임약(combined contraceptive pill)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클로이는 10대 때부터 여드름 때문에 고생했으며 자신감에도 큰 악영향을 받았다. 성인이 된 후에도 피부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클로이는 25살에 피임약을 복용하기로 결심했다.

클로이는 ”여드름이 가장 큰 결점이지만 감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자신감에 큰 영향을 주더라“며 ”그러다 내 피부가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컨설턴트의 말을 듣고 피임약을 복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피임약을 몇 주 동안 먹은 뒤 피부는 호전됐다. 하지만 약 한 달이 지나자 다리 통증이 발생했다. 클로이는 12시간 근무 탓에 다리가 아픈 것이라 여겼다. 그는 ”직장에서 몇몇 직원에게 다리가 아프고 종아리가 상당히 뻐근하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피임약 복용 약 2달 째인 10월, 클로이는 야간 근무를 하던 중 가슴 통증을 느꼈다. 그는 이 증상도 댄스 수업으로 근육통이 나타난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특히 찌르는 듯한 통증이 시작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며 “그렇지만 며칠 전까지 격렬한 동작을 많이 했기에 뭔가 몸이 삐끗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더욱 심해지자 클로이는 주변 동료의 권유로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그의 폐에 혈전이 있는 상태였다. 의료진은 클로이에게 폐색전증(Pulmonary Embolism) 진단을 내렸으며, 원인은 피임약이라고 말했다.

클로이는 치료받기 위해 입원해야만 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었고, 혈전이 뇌로 갈 수도 있는 심각한 혈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클로이는 무사히 퇴원하는 듯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 통증이 다시 악화했다. 급히 재입원한 클로이는 “처음보다 통증이 10배는 더 심해졌고 진통제도 효과가 없었다”며 “숨을 내쉴 때마다 소리를 지를 정도로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젊고 비교적 건강하기에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정말 죽을 수도 있었고 지금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지만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클로이는 현재 6개월간 혈액 응고 억제 약물을 복용하면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복합 피임약의 위험성에 대해 알리고 있다. 클로이는 “혈전은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섞인 복합 경구 피임약은 혈전 위험 높여

위 사연처럼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은 정맥 혈전 색전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다. 정맥 혈전 색전증은 심부정맥 혈전증과 폐동맥 색전증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다리 깊숙한 곳에 있는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것이다. 이 혈전의 조각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돌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폐동맥 색전증이 발생한다.

피임약 중에서도 에스프로겐과 프로게스틴이 섞인 복합 경구 피임약이 혈전과 관계있다. 특히 과체중 또는 비만 여성이 복합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정맥 혈전 색전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이탈리아 산라파엘 피사나 보건의료 연구소(IRCCS San Raffaele Pisana)에 따르면 복합 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 중 체질량지수(BMI)가 높으면 정맥 혈전 색전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 과체중 여성은 1.7배, 비만인 여성은 2.4배로 나타났다. 복용하지 않는 여성보다 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은 정맥 혈전 색전증 위험은 3~7배 늘어났다.

35세 이상 흡연하는 여성은 피임약 복용 금지...유방암·고혈압 등 환자도 조심

경구 피임약은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35세 이상 흡연하는 여성은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피임약에 든 에스트로겐 성분이 피를 끈적하게 만들어 혈전을 더 쉽게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유방암이나 고혈압, 당뇨병, 간염 등 환자는 경구 피임약 복용을 삼가야 한다. 뇌졸중이나 심혈관계질환을 이미 앓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경구 피임약을 멀리해야 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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