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윤곽, 뼈 많이 깎았는데"...얼굴 여전히 커 보인다, 왜?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세영 씨 (가명)는 다른 병원에서 안면윤곽 수술(턱끝 축소, 사각턱 축소, 광대 축소)을 받았지만 수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내원하셨습니다.
"안면 윤곽 수술을 받았는데,얼굴이 넓어 보여요."
수술 전 세영 씨의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해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CT 영상을 확인한 결과 광대뼈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으며, 턱끝뼈 작고 짧게 만드는 'ㅅ절골술'을 통해 턱끝도 많이 축소된 모습이었습니다.
CT만 보면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정도로 뼈를 최대한 많이 깎고 줄인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왜 세영 씨의 얼굴은 넓어 보였을까요?
답은, 비율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이 줄였기 때문입니다.
세영 씨의 얼굴은 턱끝이 짧고 좁아진 결과, 턱에 비해 중안면부가 상대적으로 커 보였고, 얼굴 전체적으로는 평평하고 밋밋한 인상이 강해졌습니다.
턱을 더 많이 줄인다고 해서 얼굴이 더 작아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턱이 지나치게 작아지면 중안면부가 상대적으로 넓어보이고, 입이 돌출되며, 세련되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턱끝이 뒤로 후퇴하니 턱이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얼굴 전체가 커 보이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턱을 과도하게 줄이는 것은 얼굴의 입체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턱끝이 너무 축소되면 얼굴 전체가 평평하고 밋밋해 보이기 쉽고, 특히 한국인에게는 더욱 평평한 얼굴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흔히 '입체감 있는 얼굴은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얼굴'이라고 합니다. 뚜렷하게 잡힌 턱끝은 미인형의 중요한 조건으로, 이는 인종과 시대를 초월한 공통된 기준입니다.
얼굴이 크다며 안면윤곽 상담을 받으시는 분들이 '뼈를 최대한 많이 깎아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를 매우 자주 봅니다. 당연하게도 이런 이야기는 좋은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연예인을 말씀해 주시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요즘 성형외과 상담시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배우 고윤정씨의 얼굴과 세영씨의 얼굴을 비교해보겠습니다. 턱을 너무 많이 깎아 오히려 얼굴이 더 넓고 밋밋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뼈를 많이 깎아 얼굴이 작아졌는데도 얼굴이 작아 보이지 않는 이유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시에 이런 설명을 드려도 '그래도 무조건 더 작은게 좋아요'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 뼈를 더 많이 깎는 것보다, 비율에 맞춰야 더 작아보인다'는 제 설명에 실망하고, 뼈를 더 많이 깎아 준다는 곳을 찾아가신 분들도 많았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재수술 상담을 오시는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 수술로 뼈를 지나치게 깎아 얼굴이 넓고 평평해진 분들 역시도 이런 설명을 드리면, 막상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얼굴이 작아졌는데 다시 커지는 것은 싫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히도 세영 씨는 제 설명을 잘 이해하시고, 턱의 길이를 다시 늘리고 뒤로 후퇴한 턱끝을 앞으로 옮겨주는 재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재수술 후 얼굴의 비율이 개선되고 입체감이 살아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수술에서 너무 많이 깎는 것보다는 비율에 신경 써서 디자인했다면, 두 번의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적절한 비율과 조화를 고려한 수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