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블렌렙 병용요법, 다발성 골수종 치료 새 장 열까
표준치료제 대비 사망위험 42% 감소...예상 생존기간도 33개월 길어
GSK의 ‘블렌렙’ 병용요법이 다발성 골수종 사망 위험을 기존 치료제보다 40% 이상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2022년 미국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던 블렌렙이 다시 시장에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GSK는 지난 7~10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학술대회에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블렌렙 병용요법의 임상 3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블렌렙을 다른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보르테조밉’, 스테로이드제제 ‘덱사메타손’과 함께 사용하는 3제 병용요법을 기존 치료제인 ‘다잘렉스’ 병용요법과 비교 평가한 연구다.
연구 결과 블렌렙 병용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의 사망 위험이 다잘렉스 병용요법에 비해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블렌렙군의 예상 생존기간은 84개월로, 다잘렉스군의 51개월에 비해 33개월 길었다. 3년 생존율은 블렌렙이 74%, 다잘렉스가 60%로 보고됐다.
다발성 골수종은 전세계적으로 세 번째로 흔한 혈액암인데, 완치가 어려워 증상을 완화하고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데 치료 목표를 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리아 빅토리아 마테오스 스페인 살라망카의대 혈액학과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은 초기 치료에 실패하거나 재발한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블렌렙 병용요법의 생존율(OS) 결과는 표준 치료제인 다잘렉스 병용요법에 비해 재발성 또는 난치성 골수종 환자의 생명을 더 오래 연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실하게 입증했다”고 말했다.
블렌렙은 2020년 8월 미국에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으나, 2022년 확증 임상 3상 연구에서 표준치료제에 비해 유의미한 이점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유럽에서도 같은 이유로 조건부 승인이 갱신되지 않아 퇴출됐다. 다만 블렌렙의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은 지속됐으며, 이번에 발표된 긍정적인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시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GSK는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캐나다 등에 허가를 신청하고, 심사를 받고 있다. 미국은 내년 7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