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제로 살 뺀 다음 '이 시술', 덩달아 인기라는데?

복부성형수술, 유방‧상완‧안면‧하체 리프팅 수술 23~37%씩 증가

체중감량제의 약효로 인해 미국에서 피부제거 및 리프팅 수술도 급증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성인 8명 중 1명이 위고비와 젭바운드 같은 글루카곤 유사펩티드-1(GLP-1) 체중감량제의 약효로 인해 미국에서 피부제거 및 리프팅 수술도 급증하고 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성형외과학회(ASPS)에 따르면 위고비가 미국에서 GLP-1 약물 중 최초의 체중감량제로 승인된 다음 해인 2022년 유방 리프팅과 복부성형수술(터미턱)이 2019년보다 각각 30%, 37% 증가했다. 피부 처짐을 없애기 위한 상완 리프팅은 같은 기간 23% 증가했다. 안면 리프팅, 하체 리프팅, 엉덩이 리프팅도 비슷한 증가율을 보였다. 이러한 시술은 2023년에도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일리노이대 스티븐 다얀 교수(임상성형)는 “압도적 수치”라고 말했다. 볼티모어의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ASPS 대변인인 미셸 셰르막 박사는 “우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리프팅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셰르막 박사는 과거 이런 수술은 노년층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층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하기에 이들은 수술 후 회복도 빠르다는 것.

그러나 다얀 교수는 “미용 치료에 관심이 있는 환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유입될 것 같고, 이들을 가장 잘 치료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중 감량 후 자신이 진료한 환자들은 체중 감량으로 인해 피부가 얇아지고 탄력이 떨어져서 피부를 팽팽하게 해주는 시술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는 “그들 중 일부는 ‘피부가 여전히 헐렁하다’고 말한다”며 그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체중을 많이 감량했는데 거울을 보면 처지고 주름진 뱃살을 보고 좌절감을 느낀다는 사연도 늘고 있다. 체중감량엔 성공했는데 새 옷을 사도 처진 피부 때문에 맵시가 나지 않는다는 불만도 많아졌다. 그래서 성공적 리프팅 시술을 받은 사람의 체험담이 각광을 받고 있다.

10년 동안 90㎏ 이상 감량에 성공한 뒤 몇 달 전 두 차례 리프팅 수술을 받은 레아 래 러셀이 그런 경우다. 키가 175㎝인 러셀은 한때 체중이 154㎏까지 나갔으나 2012년 비만 수술을 받고 54㎏ 감량에 성공했다. 하지만 딸을 낳고 다시 23㎏가 늘자 위고비를 복용하고 현재는 60㎏가 됐다.

러셀 역시 체중 감량 후 적절한 옷 사이즈를 구입하기가 힘들었다. 셔츠가 어깨에 맞으면 가운데에 여분의 피부가 너무 타이트했다. 허리가 맞으면 어깨가 너무 넓어 보였다. 허리에 맞는 청바지는 접히는 피부로 인해 맞지 않았다. 그래서 가슴과 복부의 느슨하고 처진 피부를 조이고 들어 올리는 두 번의 수술을 받았다.

미국의 의료보험은 미용 목적의 수술에 대해선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 러셀도 이 때문에 1만3000달러(약 1857만원)의 수술비를 자비 부담해야 했다.

러셀은 또한 온라인으로 같은 수술을 받은 사람들로부터 지원과 조언을 얻었다. 피부 제거 수술의 위험에는 출혈과 혈전, 감염, 멍, 부기 등이 있다. 또한 회복 초기에는 꽤 심한 활동 제한이 있기에 그에 대한 대처법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터미턱 수술을 받은 사람은 피부가 회복되는 동안 시술 후 2주 동안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원 그룹을 읽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어떤 합병증을 겪고 있는지, 그들이 가진 팁과 요령을 배웠다”고 말했다. 복부 전체를 절개하고 잘라내야 하기에 위험도 크고 부기가 완전히 가라앉고 림프계가 조직을 배출하는 데는 1년이 걸릴 수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러셀은 수술을 받고 8주 뒤 활동 제한도 사라지고 부기나 상처도 없는데다 흉터도 최소화됐다며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원하는 사람에게 수술을 추천하겠다고도 했다.

셰르막 박사는 피부 제거술을 받는 환자들은 약간의 흉터를 예상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려하는 것만큼 심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흉터는 다른 신체 부위 사이에 위장되거나 숨겨지도록 전략적으로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약을 완전히 끊기로 결정한 경우 체중 회복은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셰르막 박사는 피부 제거 수술을 받은 사람이 비만 수술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을 보았지만 “지방이 이전과 같은 위치로 돌아가지 않고 간이나 장 주변과 같은 내부에 더 살이 찌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내부 장기에 지방이 축적되면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암 및 지방간 질환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꾸준한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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