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이전에 '이 장기' 제거한 女, 치매 위험 ↑"

ApoE4 유전자 보유했는데 난소절제술 받으면 4배 이상 더 위험

자궁내막증(난소 낭종)이 재발하거나 난소암의 유전적 위험이 높거나 월경 전 증후군이 심한 여성은 난소 절제술을 선택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젊은 나이에 난소를 제거한 여성, 특히 취약한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더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발표된 캐나다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폐경 전 여성은 여러 가지 의학적 이유로 난소를 제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궁내막증(난소 낭종)이 재발하거나 난소암의 유전적 위험이 높거나 월경 전 증후군이 심한 여성은 난소 절제술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난소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이 여성의 뇌 건강을 보호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아포지단백E4(ApoE4)로 알려진 특정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높다.

캐나다 토론토대의 질리언 아인슈타인 교수(여성 뇌건강 및 노화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난소의 조기 상실이 ApoE4 유전자 보유여성의 치매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약 3만5000명의 영국 여성(60세 이상)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 여성 중 약 4400명은 49세 이전에 난소 절제술을 받았으며, 시술 당시 평균 연령은 43세였다. 나머지 약 3만 명의 여성은 평균 54세에 자연 폐경을 겪었다.

연구에 따르면 난소를 제거하고 ApoE4 유전자를 보유한 여성은 자연 폐경기를 겪고 해당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난소 절제술과 그에 따른 호르몬 손실은 “ApoE4 유전자와 상호 작용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고 아인슈타인 교수는 지적했다.

연구진은 난소 절제술을 받은 여성들이 호르몬 대체 요법(HRT)을 시작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일원인 토론토대의 에스미 풀러-톰슨 교수(가정의학)는 “50세 이전에 난소를 수술로 제거한 여성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줄이는 데 에스트로겐 기반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HRT와 51세 이상의 나이에 자연 폐경을 겪은 여성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낮은 것과 관련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여성이 치매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요소도 있다. 예를 들어, 이 연구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여성의 경우 알츠하이머병 위험의 9%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난소를 조기에 제거한 여성들의 경우 체중증가가 알츠하이머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방 세포의 에스트로겐 유사 호르몬인 에스트론 생성이 이러한 이점을 설명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아인슈타인 교수는 “이 연구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중요한 초기 이유 중 하나를 제시한다”며 “난소절제술을 받은 여성의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강화할 수 있는 탄력성 요인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제공한다”고 결론지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sagepub.com/doi/10.3233/JAD-240646)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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