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가 '이 병' 걸리면 男보다 숨질 위험 더 높다...왜?
여성은 심장마비 뇌졸중 후 사망 가능성 높아... 남녀의 유전적 차이 고려해야
여성이 심장병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남성보다 더 높지만 심장병 치료에서 남녀의 유전적 차이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의료지침이 종종 여성을 제외한 연구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건강에 관심이 많은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에이미 슈브스만 교수는 대중과학 매체인 ‘라이브 사이언스’에 자신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 따르면 남녀의 유전적 차이로 인해 여성은 남성보다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후 사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여성은 또 메스꺼움, 턱 통증, 현기증 및 피로 등 흉통 뿐만 아닌 다른 심장마비 증상을 보일 가능성도 더 높다.
생리를 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지만 폐경 이후 심혈관 위험이 극적으로 증가한다. 여성이 2형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폐경을 겪지 않았더라도 심장마비 위험이 남성과 동등하게 증가한다.
심혈관 질환에서 성별 차이의 이유는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심혈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의학적 근거는 종종 여성을 제외한 연구에서 나온다. 나온다. 여성은 미국의 국립보건원 재활성화법(NIH Revitalization Act : 여성 및 소수민족을 연구 대상에 포함하도록 규정)이 1993년 제정되기 이전에는 과학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예컨대 고혈압 등 심혈관 위험 요소를 치료하기 위한 현재 의료 지침은 주로 남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최근 심장마비를 겪은 환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여성은 심장마비 증상이 심장 질환 때문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남성보다 낮았다. 전반적으로 여성이 자신의 위험에 대해 잘못 알고 있어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증상을 확인하려고 의사를 찾지 않을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은 남녀가 물리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동맥벽에 플라크(침전물)가 쌓이는 모습이 다르다. 여성은 남성보다 동맥 플라크에 콜레스테롤 결정과 칼슘 침전물이 적다.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가장 작은 혈관의 생리학적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은 완전히 막히지 않은 여러 개의 좁아진 동맥으로 나타나는 심혈관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남성보다 더 높다. 이렇게 되면 운동시 높아진 산소 수요를 만족시킬 만큼 혈류가 충분히 증가할 수 없어 흉통이 생긴다. 흉통이 이런 방식으로 나타나면 의사는 이 상태를 ‘허혈 및 폐쇄성 관상동맥 없음’이라고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남성은 스텐트나 심장우회술로 특정 부위에 막힌 동맥을 열 수 있는 가능성이 여성보다 높다. 여러 개의 좁아진 동맥에 대한 치료법은 막힌 동맥에 비해 뒤떨어져 있어 여성이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또 심장마비 초기 단계에서는 심장 손상을 나타내는 혈액 마커 수치가 남성보다 여성이 낮다. 이 때문에 여성은 관상동맥 질환의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남성보다 많을 수 있다.
여성들이 심혈관 질환 증상을 보이더라도 ‘여성은 심장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편견으로 인해 병원에서 퇴원당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의사는 심혈관 질환의 증상이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심장마비를 진단할 때 심장 손상을 측정하는 혈액 검사에 대한 성별별 차단점(고감도 트로포닌 검사)을 사용하면 정확도를 개선해 여성에 대한 오진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