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이것' 확인했지만"...케이크 먹고 20분 만에 사망, 무슨 일?

친구와 여행서 호텔서 디저트 먹고 호흡곤란 등...당시 상황 가족들이 영상통화로 지켜봐

케이크에 든 땅콩 탓에 알레르기 반응으로 숨진 19세 영국 소년(오른쪽) 사연이 공개됐다. 케이크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 게티이미지뱅크(왼쪽)]
케이크에 든 땅콩 탓에 알레르기 반응으로 숨진 19세 영국 소년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드리스 카윰(19)은 친구와 튀르키예 여행 중 호텔에서 푸딩을 먹고 사망했다. 여행 첫 날, 이드리스는 호텔 루프탑 테라스에 방문해 다양한 디저트가 담긴 디저트 플래터를 주문했다.

어릴 때부터 땅콩 알레르기를 앓던 이드리스는 직원에게 땅콩이 함유된 디저트가 포함되는지 등을 질문했다. 직원이 안전하다고 답했음에도 아드리스는 번역기를 재차 사용하며 여러 번 확인했다. 생후 18개월쯤 알레르기 증상을 처음 겪은 후 3살에 땅콩 알레르기라는 진단을 받았기에 이드리스는 항상 음식을 먹기 전 성분을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다.

하지만 이드리스는 케이크를 먹고 호흡 곤란, 메스꺼움 등 증상을 겪었다.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한 것이다. 호텔 직원들은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친구는 이드리스의 어머니 아예사 바티아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

고통받는 아들의 모습을 화면 너머로 확인한 아예사는 깜짝 놀랐으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응급조치를 요청했다. 아예사는 ”아들 주변에서 직원 세 명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을 봤는데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저와 딸은 영상통화로 이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아들에게 에피펜(EpiPen)을 사용하고,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울면서 소리쳤다“고 설명했다. 에피펜은 아나필락시스 등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는 자기주사기다. 이드리스는 가끔 땅콩을 실수로 먹을 때마다 호흡 곤란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기에 에피펜을 항상 소지하고 다녔다.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이드리스는 결국 사망했다. 디저트 섭취 후 20~25분 만이다. 이에 그의 가족들은 여행사와 호텔이 알레르기 정보 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직원들이 알레르기와 식품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아예샤는 ”알레르기는 단순 불편함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이라며 “아들의 죽음 이후 우리의 삶은 영원히 산산조각났다”고 말했다. 이어 “19살된 아들을 잃는 것은 어떤 가족에게도 최악의 비극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식 속 단백질에 몸이 과민 반응...심하면 사망할 수 있어 위험해

이드리스가 앓던 땅콩 알레르기는 땅콩에 과민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모든 음식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무해하지만 특정인들에게는 몸의 면역 시스템이 단백질에 대해 과잉 반응하면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증상은 원인 물질 섭취 후 2분 안에 발생한다. 빨갛고 가려우며 부풀어 오르는 두드러기, 입술과 입 주변 부종, 오심, 설사, 구토, 복통 등이 나타난다. 콧물이나 눈물, 눈 가려움 등도 동반된다.

더 심하면 호흡 곤란, 가슴 압박감, 숨 막힘, 현기증, 의식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음식 알레르기가 위험한 이유다. 위 사연에서도 알 수 있듯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려워지면서 혈압이 떨어지는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즉시 응급실을 찾아 에피네프린 주사를 비롯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땅콩은 소금 한 알 정도 먹어도 알레르기 반응 나타날 수 있어

평소 알레르기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위험이 예상되거나 재료가 불분명한 음식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섭취뿐만 아니라 접촉만으로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유발 식품과 닿은 조리도구를 제대로 세척하지 않고 다른 음식을 만드는 경우 등도 주의해야 한다. 식재료나 음식 구매 시 성분 확인은 필수다.

특히 땅콩은 소량, 즉 소금 한 알 정도를 먹어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국제 학술지 《음식과 독성학(Food and Chemical Toxic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땅콩 알레르기 환자 중 1%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땅콩 용량이 0.052mg으로 나타났다. 소금 한 알의 무게에 해당한다. 환자의 5%는 설탕 한 알 무게인 0.49mg에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했다.

땅콩 외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음식은 다양하다. 음식 알레르기의 90% 정도는 땅콩, 달걀, 우유, 밀, 생선, 조개, 콩 등에 의해 발생한다. 바나나, 딸기류, 멜론, 고추 등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음식을 먹고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경험이 있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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