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고르게? 일부만?"...암세포 어떻게 커지나 보니

종양 전체에서 고르게 성장...돌연변이도 전체에서 발견돼

동일한 유형의 돌연변이를 공유하는 세포가 종양의 한 영역(파란색으로 표시됨)에서 밀접하게 그룹화되거나 종양의 여러 부분(빨간색으로 표시됨)에 걸쳐 퍼져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eLIFE 캡쳐]
암세포는 어떻게 자랄까.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암의 바깥쪽 가장자리의 성장이 빠르고 중심부는 느리게 커진다고 생각했다. 이는 돌연변이가 어디서 발생하느냐와 연관된 문제다. 이런 정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쾰른대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게놈조절센터(Centre for Genomic Regulation, CRG) 연구팀은 암의 전체 덩어리가 일관되게 성장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세포의 유전 정보를 연구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인 공간 유전체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2차원 및 3차원 공간에서 간 종양의 작은 샘플 수백개를 채취한 이전 연구에서 데이터를 얻었다. 이는 종양 전체 돌연변이에 대한 상세한 지도를 제공했다.

연구팀은 각 샘플의 돌연변이를 관찰하고 방향과 확산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해 부모 세포와 돌연변이된 자손 세포의 위치 사이의 각도를 계산했다. 이 각도가 모든 방향으로 고르게 퍼져 종양 전체가 균일하게 성장한다는 걸 보여줬다. 정설에 따르면 각도는 바깥쪽을 가리켜야 한다.

지난 50년 동안 연구자들은 종양이 바깥쪽 가장자리에서 더 빨리 자란다는 가설을 세워왔다. 표면의 암세포는 내부 깊숙한 곳에 있는 세포에 비해 주변의 건강한 조직에서 영양분과 산소에 더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종양의 중심은 정상 조직의 혈관에서 점점 더 멀어져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이 줄고 다른 암세포의 압박을 받아 분열 능력이 제한된다고 생각했다.

연구팀은 돌연변이가 어떻게 퍼져 나가는지도 조사했다. 암세포가 가장자리에서 자란다면, 돌연변이는 여기에 더 밀집되어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돌연변이가 종양 전체에 퍼져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는 세포가 종양 전체에서 분열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쾰른대 요하네스 베르크 교수는 “종양 전반에 걸쳐 세포가 죽고 새로운 세포로 대체되는 끊임없는 휘젓기는 암이 인체의 면역 감시에서 벗어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eLife’에 발표됐으며 간암에 초점이 맞춰져 모든 유형의 암에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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