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으려 전자담배 같이 피우면?..."중독 더 심해진다"

금연 위해 혼용한다지만 다시 담배로 돌아가는 경우 많아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혼용하면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나기 더 어려워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혼용하면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나기 더 어려워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픈 리서치(Open Research)》에 발표된 독일 괴팅겐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담배와 전자담배 ‘이중 사용자'는 결국 전자담배를 끊고 담배를 계속 피울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니코틴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를 보여주며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를 약화시킨다.

괴팅겐대학병원의 요제프 하무드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전자담배 흡입과 담배 흡연에 대한 16건의 이전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 전체는 9300명이었고 그중 2400명 이상은 전자담배와 담배 이중사용자였다.

하무드 연구원은 “기존 흡연에 대한 건강한 대안으로 전자담배에 대한 광범위한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금연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기존 담배에 전자담배를 더해 사용하는데 이를 이중 사용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구대상 중 2년 만에 니코틴을 끊은 사람이 전자담배 사용자는 35%, 흡연자는 25%인 반면 이중사용자는 24%로 가장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중 사용자의 절반 이상(55%)은 2년이 지난 후 다시 담배를 피웠다.

이중 사용자들은 해당 기간 동안 흡연과 전자담배 흡입을 장시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적으로 8~12개월 동안 이중 사용자 다섯 명 중 약 두 명 꼴로(38%) 흡연과 전자담배 흡입을 병행했다.

하무드 연구원은 “이는 단순한 ‘과도적 상태’가 아니라 장기간의 이중 노출 위험으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결과는 “이중 사용이 기존 흡연보다 훨씬 더 해로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의 높은 니코틴 함량은 니코틴 중독을 지속시킬 위험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논문을 검토한 유럽호흡기학회(ERS) 담배규제위원회의 필리포스 필리피디스 위원장도 하무드 연구원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이 대규모 연구는 이중 사용자에 대한 기존의 모든 증거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중사용이 금연의 디딤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의 니코틴은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비흡연자가 전자담배 흡입을 시작하는 것을 최선을 다 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사람들에게는 전자담배가 금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결국 이중 사용자가 되어 금연 시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담배와 전자담배의 혼용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publications.ersnet.org/content/erjor/early/2024/10/31/2312054100902-202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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