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피 토하다 숨져"...155cm, 38kg 女에 '이 약' 과다 투여, 무슨 일?
가슴 답답한 기침 증상 나타나 입원...파라세타몰 진통제 투여 후 황달 등 겪고 숨져
30대 영국 여성이 병원에서 약물 과다 투여로 숨진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영국 머시사이드주에 사는 로라 히긴슨(30)은 가슴이 답답한 기침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이전부터 로라는 지텔만 증후군(Gitelman syndrome)을 앓고 있었으나, 당시에는 증후군과 별개의 증상이 불편해 병원에 입원했다. 지텔만 증후군은 신장이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등 전해질을 재흡수하지 못하는 유전병으로 저칼륨혈증, 고마그네슘뇨증 등 증상이 나타난다.
입원 후 로라는 3일간 파라세타몰이라는 진통제로 치료받았다. 하지만 증상은 완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피를 토하기 시작했고,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났다. 임신한 것처럼 배까지 부풀어올랐다. 이후 로라는 해독제로 치료받았다. 수습 약사였던 레이첼 브라운이 로라가 파라세타몰을 과다 복용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해독제를 투여했다고 한다.
이미 약물 과다 복용이 지속된 상태였기에 간 손상 등은 막기 어려웠다. 결국 로라는 다발성 장기부전(여러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을 겪다가 입원 10일 만에 사망했다.
한순간에 아내를 잃은 로라의 남편은 병원을 경찰에 신고했다. 키 155cm, 체중 38kg이었던 로라의 체구에 비해 과도한 양의 진통제가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검사 결과 로라는 6번 이상 진통제를 투여받은 상태인 것이 확인됐다. 병원 입원 과정에서 로라에게 몸무게를 묻거나 별도의 체중 측정을 하지 않은 사실도 발견됐다. 해당 사건은 2017년 발생했으며, 7년이 지난 현재까지 병원 측의 과실 여부와 사망 원인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진통제는 NSAIDs, 아세트아미노펜 계열로 구분돼...차이점은?
위 사연처럼 파라세타몰 등 진통제 과다 복용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먼저, 진통제는 크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인 중추성 진통제 두 가지로 구분된다. NSAIDs 계열 성분에는 아스피린,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세레콕시브 등이 있다. 체내 염증 반응을 완화해 진통, 항염증, 해열 등 작용을 한다.
중추성 진통제는 파라세타몰이라 부르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의 전구물질인 프로파세타몰이 속한다. 사연 속 여성이 처방받은 파라세타몰은 NSAIDs 계열 약물과 달리 염증 완화 효과는 거의 없다. 통증과 발열을 조절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화학물질의 생성을 억제해 주로 해열·통증 완화제로 쓰인다.
평소 술 많이 마시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물 과다 복용 금지...약물 계열 확인해야
평소 술을 많이 마시거나 지방간 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물을 과도하게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간 독성 물질이 과하게 만들어져 심각한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로 다른 계열의 약물은 함께 복용해도 괜찮지만, 같은 계열의 약물은 저용량일 때만 동시 복용해야 한다. 예컨대 오전에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물을 먹었다면 오후에는 NSAIDs 계열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
단, 어떤 계열의 진통제든 하루 최대 용법과 용량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약물 과다 복용은 위장관 출혈을 유발해 구토 등으로 이어지며 간과 신장도 손상된다. 과도한 약물은 우리 몸에 독으로 작용해 황달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기관지 경련을 일으켜 천식 등 호흡기 문제를 일으키거나 혈압을 높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