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녹아 내린다"...20대女 관절 막 꺾여 37세 전 사망 위험, 무슨 병?
2005년 처음 발견된 유전병 로이-디에츠 증후군(Loeys-Dietz Syndrome·LDS) 앓는 여성...기대수명 20년, 37세 전에 사망 위험 높아
로이-디에츠 증후군(Loeys-Dietz Syndrome·LDS)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탓에 손가락이 과하게 꺾이는 등 증상을 겪고 있는 20대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케일리(20)는 태어날 때부터 로이스 디에츠 증후군(Loeys-Dietz Syndrome·LDS)을 앓았다. 이 병은 뼈, 근육, 장기 등을 지지하는 결합조직이 약해지는 희귀 유전병이다. 다리나 허리 등의 관절이 굽어져 제대로 걷지 못하고 각종 근육이 굳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 병을 앓는 케일리도 "결합조직이 날 지탱해주지 못하고 조직들이 단단히 연결되지 못한 상태로 '몸이 녹아내리는 병'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케일리는 출생 직후 다리가 올곧게 뻗은 모양이 아닌 꺾인 상태로 태어났다. 이에 다리 모양과 위치를 교정하기 위한 시술이 진행되기도 했다. 9살 때는 심장을 둘러싼 결합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심부전증이 나타나 응급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로이-디에츠 증후군은 케일리의 손, 발, 척추 등에도 영향을 줬다. 손가락은 여러 방향으로 심하게 구부러져 있어 움직임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한다. 발은 뼈의 구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뭉툭하고 뒤틀려진 모양이다. 교정 수술을 받았음에도 발이 기형적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다른 건강 문제가 너무 많아서 손을 고칠 시간이 없었다”며 “의사들도 안타깝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척추 형태도 비정상적인 케일리는 현재까지 약 20번이나 척추 수술을 받았다. 심한 척추측만증 교정을 위해 7개의 척추 봉을 허리에 삽입하기도 했다. 전신 결합조직이 약화하면서 혈관 벽이 약해져 동맥류가 6개나 발생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 동맥류는 언제 파열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다양한 신체적 문제가 나타나는 증후군은 앓는 환자는 대동맥이 찢어져 뇌출혈 등으로 37세 무렵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에 케일리는 “LDS가 처음 발견됐을 때 기대 수명은 20년에 불과하다고 들었다”며 “이 병은 잘 알려진 병이 아니기에 기대수명은 정확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내 삶을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2005년 발견된 유전병...환자 75%는 가족력 없이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
로이-디에츠 증후군은 2005년 처음 발견된 결합조직 질환이다. 비교적 최근 밝혀진 이 병은 벨기에 유전학자인 바트 로이(Bart Loeys)와 미국의 말판증후군 연구자인 해리 디에츠(Harry Dietz)의 이름을 따라 명명됐다. TGFBR1, TGFBR2 등과 같은 유전자 이상이 원인이다.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나 약 75%는 가족력없이 환자에게 새로 생긴 돌연변이가 원인이라 알려졌다.
척추측만, 오목가슴, 새가슴, 편평족, 관절의 과다 유연성 등 여러 골격계 증상이 나타난다. 다른 외적인 특징으로는 투명해보이는 피부, 사시, 높은 입천장, 구개열 등이 있다. 멍이 잘 들고 상처가 낫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흉터가 생기기도 한다. 면역계 관련 질환인 음식 알레르기, 천식, 염증성 장질환 등도 잘 발생한다.
로이-디에츠 증후군은 완치법이 없다. 증상에 따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파열 등 가능성을 대비해 대동맥에 대한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최소 연 1회 이상 심장초음파로 대동맥 이상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CT 등으로 머리, 목, 골반 등 혈관에 문제가 없는지도 관리해야 한다. 골격계 증상이 나타난다면 교정장치나 스트레칭 등으로 자세를 교정하거나 수술이 이뤄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