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표준치료제와 직접 비교 임상...신약 성공 지름길?

한국투자증권, 유한양행·디앤디파마텍 사례 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사진=유한양행]
개발 중인 신약을 기존 치료제와 일대일로 대조하는 직접 비교 임상이 신약개발 경쟁에서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신약후보물질 가운데 유한양행과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알레르기 치료제, 디앤디파마텍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가 이 같은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경쟁에서 앞설 준비’라는 리포트를 통해 “직접 비교 임상은 하나의 임상에서 신약과 기존 표준치료제 또는 경쟁 신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직접 비교하는 임상”이라며 “이 임상은 신약 승인에 필수는 아니지만 승인 후 매출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알레르기 치료제, 비만 치료제 등의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신약의 차별성을 기존 제품과의 직접 비교 임상을 통해 입증해야 임상의들을 설득하는데 용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직접 비교임상을 통해 성공을 거둔 사례로는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지’를 꼽았다. 애브비는 자가면역질환인 건선과 크론병에 있어서 스카이리지와 기존 치료제인 ‘스텔라라’를 비교 임상했으며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

그는 “애브비는 스카이리지의 빠른 성장 배경 중 하나로 경쟁제품과의 직접 비교 임상 결과를 언급했다”며 “일라이 릴리도 젭바운드와 위고비의 효능을 비교하는 임상 3상(SURMOUNT-5)을 통해 위고비를 앞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유한양행·지아이이노베이션과 디앤디파마텍이 직접 비교 임상을 진행하는 주요 기업이라고 전했다. 유한양행·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알레르기 치료제를,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위 연구원은 “유한양행과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알레르기 신약 후보물질 ‘YH35324(GI-301)는 임상 1상부터 경쟁약인 졸레어와의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며 “아토피 환자 단회 투여 임상 1상 결과 졸레어 대비 IgE(면역글로불린 E) 중화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화능은 치료제가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lgE를 얼마나 비활성화해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어 “유한양행은 매체를 통해 내년 1분기 중 YH35324를 기술수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경쟁약 졸레어를 능가한 임상 개념 검증 데이터를 확보했고, IgE를 효율적으로 억제할 신약 후보가 필요한 만큼 빅파마의 기술 도입 니즈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앤디파마텍에 대해서는 “디앤디파마텍 경구용 비만치료제 파트너 멧세라는 디앤디로부터 도입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인 ‘MET-002(DD02S)’의 환자 투약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상세한 임상 디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인 ‘리벨서스’와의 비교 임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임상 실험을 통해 MET-002의 흡수율은 리벨서스 대비 12.5배 이상 우수했기 때문에 임상 개념 검증에서 리벨서스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의 흡수율이 확인된다면 MET002에 대한 빅파마의 관심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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