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간 잘 먹질 않아"...식욕 잃은지 열 달만에 숨진 70대男, ‘이 병'때문?
식욕 부진 약 3개월간 겪고 병원 찾으니 신장암 진단
식욕을 잃고 10개월 만에 숨진 70대 남성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셔주에 사는 아멜리아 로빈슨은 어느 날 아버지 존(77)이 식욕을 잃은 모습을 발견했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걱정했으나 식욕 부진 외에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식욕 잃은 상태는 약 3달간 지속됐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가족들은 존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부터 받은 존은 신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암은 이미 진행된 상태였다. 추가 CT 검사 결과, 존의 폐에서는 혈전이 발견됐다.
이후 존은 체중이 빠지면서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는 더욱 심각해져 응급실에 급히 실려갔으나 의사로부터 더이상 치료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아멜리아는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가 긴급하게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의사들은 더이상 할 수 있는 치료가 없어 아버지를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존을 다시 병원에 입원시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존은 결국 세상을 떠났다. 식욕 부진 약 10개월 만, 진단 4개월 만이다. 존의 죽음에 큰 슬픔에 빠진 나머지 가족들은 영국신장암협회로부터 정신적 지원을 받고 삶을 이어가고 있다. 아멜리아는 “아버지를 돌볼 때 정신적으로 지쳐있던 상태에서 협회를 찾아 도움을 받았다”며 “간병인은 자신이 환자가 아니기에 스스로 걱정은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간병인의 정신 건강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장에 생긴 종양...85~90%는 신세포암에 해당
생전 존이 앓던 신장암은 신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신장에 생긴 종양은 발생 위치에 따라 구분되나 신장암의 85~90%는 신세포암이다. 때문에 신장암이라고 하면 대부분 신세포암을 지칭한다고 알려졌다.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흡연이나 고혈압, 진통제 남용, 비만, 발암물질 노출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흡연은 가장 주된 요소로 꼽힌다.
초기 증상은 뚜렷하지 않아...혈뇨, 옆구리 통증, 식욕 부진 나타나
신장암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암이 진행되면서 기침, 호흡 곤란, 혈뇨, 옆구리 통증 등이 나타난다. 위 사연처럼 식욕 부진도 신장암 증상에 해당한다. 체내 염증 반응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과분비돼 식욕 억제, 미각과 후각의 변화, 소화불량, 메스꺼움 등이 나타나 환자는 식사를 꺼리기도 한다. 신장 기능이 저하해 체내 노폐물 배출이 어려워지면 전반적인 컨디션도 악화해 입맛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에 신장암 환자들은 식욕 부진을 경험하고 급격하게 살이 빠지는 모습을 보인다.
복부 초음파 검사로 조기 진단 중요...국내 신장암 환자 6883명
암이라고 섣불리 의심하기 어려운 일반적인 증상들이 나타나 신장암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신장암을 확인하면 치료가 어려울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복부 초음파 검사 등 정기적인 건강 검진으로 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일상에서 신장 건강을 지키는 식습관 등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과도한 동물성지방 식품, 튀기거나 심하게 구워진 육류, 고열량 음식 등은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반면 과일과 채소, 저칼로리 식단, 규칙적인 운동 등은 신장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고혈압은 신장암 발생 위험인자이므로 혈압 조절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도 좋다. 금연을 비롯 덜 짜게 먹는 습관, 규칙적은 운동 등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2023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신장암 환자는 6883명으로 전체 암 중 10번째로 많았다. 남녀 비율은 남성 4775명, 여성 210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