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약 '자큐보' 앞세운 온코닉 "췌장암 치료물질도 있어요"

“신약 판매 바탕으로 R&D 투자하는 국내 유일 바이오기업”

존 김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 사진=천옥현 기자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상장 전 신약 상업화에 성공한 국내 유일 바이오기업입니다. ‘높은 곳을 추구하되, 발은 땅에 딛고 있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회사의 모토를 바탕으로 자큐보 매출과 라이센싱 아웃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신약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김 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IPO를 앞두고 회사의 핵심 경쟁력과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에 설립된 제일약품의 자회사로, 저분자 화합물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특히 지난 4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가 국산 신약 37호로 허가를 받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월부터는 자큐보 판매를 시작하며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 진출했다. 자큐보는 국내에서 세번째로 출시된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치료제다.

김 대표는 “자큐보는 식사와 무관하게 언제든 먹을 수 있고, 복용 후 1시간이면 위산을 억제해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며 “국내 임상 3상 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냈는데 8주 복용 때 100% 완치 효과를 입증했다. '계열 내 최고 약물(Best-in-class)'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P-CAB 계열 치료제가 출시된 지 9년 만에 시장의 45%를 점유했는데 국내 시장은 이보다 더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큐보 예상 처방 금액은 출시 1차년도(올해) 87억원, 25년 308억원, 26년 55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보수적으로 추정해 증권거래소에 신고했고, 실제로는 더 높은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55만5000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공모 희망가 밴드는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 총 공모금액은 248억원에서 279억원 규모다.

그렇다고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자큐보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네수파립’이 뒤를 지키고 있다. 네수파립은 DNA 손상 복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파프(PARP)와 세포의 성장·분열에 기여하는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저해해 암세포가 자라거나 회복하지 못하도록 막는 이중표적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췌장암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을 받고, 현재 임상 1b·2상을 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한 자궁내막암에 대해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임상 2상시험(연구자 주도)이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네수파립의 주요 적응증은 췌장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이 있으며, 앞으로 유방암과 위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것”이라며 “가장 기대하는 건 췌장암으로 임상2상 진행 후 국내 조건부허가를 통해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네수파립의 미래 추정 가치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번에 자큐보만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몸집을 부풀려 공모가를 높게 산정하려는 바이오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다.

이에 대해 신종길 온코닉테라퓨틱스 전무는 “네수파립의 가치를 포함하지 않았지만, 개발에 들어간 비용은 모두 반영했다. 마이너스 밸류에이션을 한 것”이라며 “자큐보에서 실질적인 매출이 나오기 때문에 다른 바이오회사들처럼 공모액을 최대한 모아 생존기간을 늘리는 전략은 필요하지 않았고, 네수파립의 가치는 온전히 공모시장 밸류로 돌려 주주들에게 환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바이오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단 점이 온코닉테라퓨틱스 상장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앞서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던 오름테라퓨틱도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김 대표는 “자큐보는 이미 상업화가 진행된 제품으로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초기 기술수출 품목들과 달리 해외 허가 가능성도 높다”며 “이런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투자해서 항암제 부문에서 제2, 제3의 자큐보가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9일과 10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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