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심한 관절염, 이 ‘핵심세포’ 공격하면 재발 차단?
英연구팀 “나뭇가지 모양의 ‘수지상 세포’, 류마티스관절염 재발에 핵심 역할” 밝혀내
면역세포 가운데 ‘수지상 세포’라는 게 있다. 이 세포는 ‘나뭇가지처럼 생긴(수지상)’ 돌기를 갖고 있다. 수지상 세포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핵심 세포라는 사실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 등 공동 연구팀은 류마티스관절염 재발을 예측하는 초기 표지자(마커)로 수지상 세포를 쓸 수 있으며, 특히 이를 표적으로 삼으면 류마티스관절염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개별 세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공간 전사체학, Spatial transcriptomics)을 이용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혈액 등을 분석하고 관절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류마타스관절염 발작을 겪을 위험이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수지상 세포의 행동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발 위험이 있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혈액에서는 재발 몇 주 전에 수지상 세포가 검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는 수지상 세포를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나 잠재적인 치료 표적으로 삼아, 류마티스관절염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를 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로 40~60세에 시작된다. 류마티스관절염과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약 70%가 여성이다. 손목·손가락·발목·발가락·무릎 등 관절에 통증을 일으켜 환자를 고통스럽고 쇠약하게 만든다. 치료법이 예전에 비해 좋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매우 고통스럽고 예측하기 힘든 발작을 겪는다. 환자의 약 50%는 치료가 끝난 뒤 몇 주나 몇 달 안에 재발을 경험한다. 이 때문에 심리적인 고통도 크다.
연구팀에 의하면 류마티스관절염이 재발되지 않은 상태에선 수지상 세포가 T세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활동성 관절염에선 수지상 세포가 혈액에서 관절로 이동해 면역세포인 T세포를 공격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염증과 관절 손상을 일으킨다. 수지상 세포는 ‘세포 탐정’이나 ‘정보 수집가’로 묘사된다. 신체의 다른 세포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역할 때문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재발에 핵심적인 이 세포는 잠재적 위협에 대한 단서를 수집한 뒤 다른 면역세포(T세포)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한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마리올라 쿠로스카-스톨라스카 글래스고대 교수(염증성관절염센터)는 “류마티스관절염이 재발하기 전에 핏속 수지상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체 조직을 고해상도로 검사해 병리를 일으키는 특정 세포 간 상호 작용을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발작 등 병이 발병되기 전에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에는 영국의 옥스퍼드대 버밍엄대 뉴캐슬대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Synovial tissue myeloid dendritic cell subsets exhibit distinct tissue-niche localization and function in health and rheumatoid arthritis)는 국제학술지 ≪면역학(Immunity)≫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