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뇌장벽 너머로 유전자치료제 전달 동물실험 성공
세포가 스스로 물질 운반하는 과정 이용한 유전자 기반 약물 투약
뇌세포를 둘러싼 뇌혈관 안쪽 표면에 혈액뇌장벽으로 불리는 단단한 세포층이 존재하다. 혈액뇌장벽은 혈류를 통해 뇌로 유입될 수 있는 큰 분자를 걸러내 세균, 바이러스 및 독소가 뇌에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지만 동시에 약물이 뇌로 전달되는 것도 어렵게 만든다.
자연적 수송기능을 활용해 이 장벽을 돌파, 생쥐의 뇌에 유전자 치료제를 전달하는 동물실험이 성공했다. 《네이처 생명공학(Nature Biotechnology)》에 발표된 미국 마운트 시나이 병원 아이칸의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7일(현시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 치료법은 루게릭병,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유발하는 실험실 쥐의 뇌에서 유해한 유전자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감소시켰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아이칸의대의 이저우 동 교수(면역학)는 “혈액뇌장벽은 필수적인 방어 메커니즘이지만 약물을 뇌에 전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도전 과제”라며 혈액뇌장벽 교차접합체(BCC)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기술이 “이 장벽을 무너뜨려” 약물이 “중추 신경계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BCC 시스템은 세포가 스스로 물질을 운반하는 트랜스사이토시스(transcytosis) 과정을 이용한다. 물질은 세포에 포획돼 세포 내부를 통해 이동한 다음 반대편으로 방출된다.
연구진은 유전자 기반 약물을 BCC10이라는 화합물에 연결해 생쥐의 혈류에 주입할 수 있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BCC10 화합물은 트랜스사이토시스를 이용해 혈액뇌장벽의 세포가 내부에서 장벽을 가로질러 약물을 운반하도록 유도한다. 이 치료법이 생쥐에서 내약성이 좋아 주요 기관에 거의 또는 전혀 손상을 입히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공동연구책임자인 마운트 시나이 병원 프리드먼 뇌 연구소의 에릭 네슬러 소장은 “우리의 플랫폼은 뇌 연구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대형 치료 분자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혈액뇌장벽을 통과시키는 문제를 잠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 개발은 광범위한 뇌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 큰 동물을 대상으로 BCC 시스템을 검사해 그 기능을 검증하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7-024-02487-7)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