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악화 막는 ‘레켐비’ 국내 상륙..."진행 27% 늦춰"

美FDA 완전승인 획득 최초 항체약...국내 허가 6개월만 출시

한국에자이 ‘레켐비주’ 제품.

치료제 불모지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 분야에 표적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마침내 국내 상륙했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아, 글로벌 허가당국의 완전승인을 획득한 최초 항체 약품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전 세계 네 번째로 빠르게 허가가 이뤄졌다.

28일 한국에자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의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국내 허가 후 출시까지 6개월이 걸린 셈이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을 제거하는 작용으로, 국내에서 지난 5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0만명으로 추정되며,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 5명 중 1명은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체 치매 중 7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 환자 1인당 연평균 관리비용은 약 2110만 원, 중증 치매의 경우 연간 평균 관리비용이 약 3310만 원에 달한다.

여기서 레켐비는 뇌에 쌓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중에서도 독성이 강한 가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protofibrils)와 불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fibrils)에 결합해 문제가 되는 단백질 덩어리들을 감소시키는 특징을 가졌다. 이러한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완전승인을 받은 최초의 항체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허가는 레켐비의 3상 임상인 'Clarity AD 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주요 결과를 보면 레켐비는 치료 18개월 시점에 위약(가짜약)군 대비 임상 평가지표인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를 0.45점 감소시켜,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홍병 한국에자이 대표는 "알츠하이머병은 환자와 가족의 부담이 높은 질환으로 그동안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약제가 전무한 영역이었다"며 "레켐비의 등장으로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레켐비의 안정적인 공급뿐만아니라 환자지원프로그램을 통한 접근성 개선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에자이는 지난 11월 1일 미국 FDA에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 주사제(피하주사제) 주 1회 유지요법에 대한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오토인젝터 자가투여 주사제가 승인될 경우 환자들은 가정에서도 레켐비 투여가 가능해지며, 주사 주입시간은 기존 정맥주사(1시간 소요)와 달리 약 15초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레켐비는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아밀로이드 베타 병리가 확인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의 치매 성인 환자 중에서 아포지단백질(ApoE) ε4 비보유자 또는 이형접합체 보유자 대상 치료제로도 승인을 권고받았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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