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알코올 중독은 ‘도파민’ 탓?"…인내심에 영향 주는 화학물질은?

브레이크 역할 세로토닌과 균형 이뤄야 정상 행위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우리의 일상적 행동에 관여하는 것 외에도 중독, 자폐증, 우울증, 정신분열증, 파킨슨병 등 다양한 신경학적 및 정신적 장애에 연루되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신경화학적 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쾌락 화학물질인 도파민과 부드러운 기분 안정제인 세로토닌은 자주 언급되기 때문이다. 이 둘은 어떤 관계일까.

대중 과학매체인 ‘사이언스 데일리’는 스탠포드대 우차이 신경과학 연구소가 이 둘의 관계를 규명하는 새로운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시스템을 모두 관찰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쥐를 만들었다.

두 시스템이 뇌의 어느 부분에서 상호작용하는지, 특히 감정 동기부여 보상처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변연계 영역에서의 상호작용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연구팀은 달콤한 보상에 대해 쥐의 도파민과 세로토닌 신호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해 이 둘의 시스템이 반대 방향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도파민 신호는 보상에 반응하여 급증하는 반면 세로토닌 신호는 감소했다.

연구팀은 각 시스템의 정상적인 신호를 선택적으로 둔화시키기 위해 광유전학적 조작(빛을 사용하여 유전자 변형된 뉴런을 제어하는 ​​기술)을 사용했다. 도파민과 세로토닌 신호 전달을 모두 차단하면 쥐가 소리와 빛 신호를 달콤한 보상과 연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두 시스템이 모두 온라인 상태에 있어야 신호를 성공적으로 사용하여 보상을 예측할 수 있었다.

정상인의 뇌(왼쪽)와 파킨슨병 환자의 뇌 핵의학 영상. 파킨슨병 환자의 뇌는 도파민 분비 부위가 퇴화돼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쥐는 두 신경 조절제의 영향을 균형 있게 조절해야 보상이 따르는 행동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런 작용은 자동차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와 같았다.

스탠포드대 교수 로버트 말렌카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우리의 일상적 행동에 관여하는 것 외에도 중독, 자폐증, 우울증, 정신분열증, 파킨슨병 등 다양한 신경학적 및 정신적 장애에 연루되어 있다”면서 “이러한 장애를 치료하려면 이들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둘의 관계에 대해 두 가지 이론이 있었다. ‘시너지 가설’은 도파민이 단기 보상을 담당하고 세로토닌은 장기적 이익을 담당한다고 주장했다. ‘상대 가설’은 두 가지가 상반되는 힘으로 작용하여 우리의 결정을 균형 있게 조정한다고 주장했다. 도파민은 즉각적인 행동을, 세로토닌은 인내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도파민이 상황이 나아지면 보상 추구 행동을 촉진해 '가라'는 신호를 생성하고 세로토닌은 이 과정에 브레이크를 걸어 ‘멈추라’는 신호를 생성해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하도록 도와준다는 걸 보여줬다.

이 연구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기능 장애가 관련된 장애, 즉 중독과 같은 장애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도파민 과민성과 세로토닌 결핍이 행동의 유연성을 손상해 중독을 일으킨다고 본다.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 우울증, 자폐 치료에서 세로토닌 활동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도파민 신호를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Opponent control of reinforcement by striatal dopamine and serotonin’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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