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미사이언스 주총 D-1...소액주주 표심이 승부 가른다

국민연금 중립 선언에 따라 소액주주 표 영향력 커져

한미약품 사옥. [사진=코메디닷컴 DB]
올해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의 향배를 가를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액주주 표가 승부를 가를 결정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지분율 경쟁에서 어느 한쪽이 압도적 우세를 점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이사회의 재편 여부와 경영권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28일 한미사이언스는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 안건은 정관상 이사 수를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 및 사내이사 임주현 선임의 건 등이다. 이번 임시주총의 결과는 단순히 이사회 구성을 넘어 그룹 전반의 경영권 구도와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두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구성된 '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은 치열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임시주총은 소액주주들의 표가 최종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모녀 측 이사진 선임에 찬성했던 국민연금이 이번에는 중립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의결권을 다른 주주들의 찬반 비율에 맞춰 나눠 행사한다는 의미로,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표대결의 캐스팅보트로 꼽혔었다.

3자 연합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현재 3자 연합 측 4명, 형제 측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6대 5 구조로 뒤집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66.7%)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의 표심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다만, 출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 일반결의 안건인 이사 추가 선임의 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주주명부 폐쇄 기준 지분율은 3자 연합 33.78%, 형제 측 25.62%다. 여기에 가현문화재단(5.02%)과 임성기재단(3.07%), 일부 친인척 등이 3자 연합 편에 서면 3자 연합 측 지분율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약 23.2%를 차지하는 소액주주가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준다면 정관 변경과 이사회 장악까지 가능하지만, 표가 엇비슷하게 갈리면 이사회 구도가 5대 5로 균형을 이루게 돼 추후 경영권 향방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

또한 이번 임시 주총의 결과는 다음 달 예정된 한미약품 주주총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자회사로, 지배구조의 변화가 그룹 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영권 분쟁이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는 다음달 19일 예정돼 있으며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안 등을 두고 표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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