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한파·눈...낙상 사고 주의보

주머니에 손넣고 걷지 말고 보폭 줄여야

골다공증 환자와 고연령층은 빙판길에서 골절상을 입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7일 전국에 갑작스럽게 내린 많은 눈과 한파로 빙판길 낙상 사고 염려가 커졌다. 28일에도 눈과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조심스런 걸음걸이가 요구된다. 특히 노년층은 골밀도가 낮고 뼈의 강도가 약해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지는 질환으로, 증상이 없어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불린다. 나이가 들수록 뼈의 양이 감소하며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커지는데,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 호르몬 감소로 인해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골다공증 진료 인원은 2020년 105만4892명에서 지난해 127만6222명으로 증가했다. 성별 요양급여비용총액을 비교하면 여성이 94.6%를 차지해 남성(5.3%)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분석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 팩트 시트 2023’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에서 골다공증 골절의 발생 건수가 2012년 약 32만3800여명에서 2022년 약 43만4500명으로 늘었다. 특히 연령이 증가할수록 고관절과 척추 골절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환자들은 특히 겨울철에 골절상을 많이 입게 된다. 미끄러운 빙판길이 주요 위협 요인이다. 겨울에는 두꺼운 외투나 여러 겹으로 껴입은 옷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민첩성이 떨어지고 근육이나 관절이 경직돼 사고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넘어지면서 손목이나 발목을 다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면 고관절이나 척추에도 손상을 입게 된다. 이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가 바로 엉덩이뼈인 고관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의미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체중을 견디기 힘들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수개월 동안 침상 생활이 불가피한데, 이로 인해 폐렴, 욕창, 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로 집계된다. 고관절 골절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 내에 25%, 2년 내 사망률은 70%에 달할 정도로 높다.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수술로 치료한다. 고관절의 전자간부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금속정으로 뼈를 고정시킨 후 안정을 취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반면 상단부인 대퇴경부에 골절이 발생하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뼈가 약해져 나사로 골절고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상민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4명 중 1명이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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