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이 치매·자폐증 진단·치료 효율 높인다고?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보건의료 빅데이터 미래포럼에서 발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 맞춤형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다. 이 중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이용하면 뇌질환 진단과 치료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진형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26일 aT센터에서 열린 2024년 보건의료 빅데이터 미래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지금 많은 의료 진단이 환자 개인 맞춤형 정보에 맞추지 않고 획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맞춤형 진단과 치료에 AI 기술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에서 AI 기술은 많은 양의 데이터에서 찾기 어려운 정보를 자동으로 검출하고 정밀한 측정 기술을 통해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질병 진단과 치료 결정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불치병이라고 여겨지는 뇌 질환에서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자폐증 등 뇌 질환은 근본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치료제마저도 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증상 관리에 중점을 둔 약물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 교수는 “치매나 자폐 같은 뇌 질환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문제는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상태에 있다는 점”이라며 “뇌 안에 무슨 이상이 생겼는지 알기 위해서는 뇌와 통신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에 있는 여러 신경세포들은 종류 별로 다른 회로들과 다른 방식으로 통신하고 있지만 이를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뇌 영역 간의 통신, 뇌 회로를 시각화하는 모델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뇌의 정확한 구조를 디지털에 구현하는 뇌 디지털 트윈 개발사 엘비스(LVIS)를 창업했다. 그는 뉴로매치라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AI 기반 뇌 질환 진단 솔루션을 개발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쌍둥이)를 만들어 다양한 모의시험을 하면서 검증하는 기술이다.
이같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뇌가 세포나 유전자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확인하고 치료가 필요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뇌파 데이터를 입력하면 3D 가상의 뇌를 구현하고 AI를 활용해 이상 부위를 찾아낸다.
이 교수는 “현재 환자 한명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고 하면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이를 단축할 수 있다”며 “기술이 환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뇌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뇌 질환 치료에서 이상이 생기는 부분을 즉,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면 어떻게 치료해야 되는지도 명확해진다”며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뇌 질환 진단과 치료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