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손가락 혹사했더니, ‘이 병’에 덜컥 걸렸다?
가정주부, 직장인, 당뇨병·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임산부 등에 많아…조기 진단·치료가 중요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이 발생한다. 중년 이상 나이든 사람에게 더 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좁은 터널(수근관 또는 손목굴)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발생한다. 주로 첫째손가락(엄지), 둘째손가락(검지), 가운뎃손가락(중지)을 중심으로 손이 저리고 무감각하고 힘이 약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 투데이'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사람이 있다. 자판을 많이 두드리는 등 컴퓨터를 많이 쓰거나 스마트폰 이용이 잦은 사람, 집안 일 때문에 손목을 많이 쓰는 가정주부, 당뇨병 환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임신 3기에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는 여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구체적인 원인을 잘 알 수 없는 환자도 꽤 많다. 급성 손목터널증후군은 부상, 화상, 감염 등으로 손목 터널의 압력이 급격히 증가해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2021년)를 보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연 16만9384명(하루 평균 464명꼴)이며,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의 약 3배나 된다. 또한 40~60대가 이 증상을 주로 호소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교적 가벼운 손목터널증후군은 몇 주 안에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완전히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해야 만성적인 증상이나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과 조기 치료 여부에 따라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이 크게 달라진다. 손목과 손의 반복적인 움직임, 관절염 같은 만성병, 임신 등으로 생긴 손목터널증후군은 비교적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완전 회복에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만성 또는 급성이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인 형태가 더 흔하다. 증상이 가벼운 손목터널증후군은 가끔 저절로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근본적인 원인이 지속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손목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손목 부목, 반복동작 줄이기, 책상·의자 높이 조절, 냉찜질, 약물치료, 수술 등 필요
가벼운 증상에 대한 첫 번째 치료로는 손목 부목이 권장된다. 수면 중에 부목을 착용하면 손목이 중립적이고 곧은 자세를 유지해 정중 신경의 압력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손목의 부목 착용과 함께 일상 활동을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에는 자판 두드리기 등 반복적인 손목 움직임을 최대한 줄이는 게 포함된다. 집이나 작업 공간을 바꿔, 손목이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움직일 수 있게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키보드 앞에 손목 받침대 사용,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기, 팔이 책상 표면과 일직선이 되게 책상이나 의자의 높이 조절 등 생활환경의 조정은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손목에 냉찜질이나 얼음을 대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데 좋다. 하지만 이 자체만으로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충분히 치료할 수 없다.
부목과 반복 동작의 감소 등 각종 조치로도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하면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먹는 약), 손목터널 주변의 염증을 줄이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주사) 등이 쓰인다. 보존적 조치가 실패하거나 근육 소모, 증상 약화 등 심각한 신경 압박의 증거가 있다면 수술받는 걸 고려할 수 있다. 손목터널 절개술로 횡수근 인대를 절단해, 정중신경을 위한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내시경 시술을 받을 수도 있다. 증상이 가벼우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몇 달 안에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수술을 받은 사람은 회복하는 데 총 1년이 걸릴 수 있다. 여기에는 손의 힘과 동작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포함된다. 수술 후 2개월이 지나도 심각한 통증이나 쇠약감이 사라지지 않으면 물리치료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관절염 등 만성병의 회복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손의 감각을 심하게 잃었거나 엄지손가락 아래쪽의 근육 소모가 심하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무시하면 안 된다. 심각한 합병증이 우려된다. 정중신경에 만성적인 압력이 가해지면, 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지고 손의 힘이 부쩍 약해질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엄지손가락 아래쪽 근육(전완근)이 위축돼 손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증상이 악화하는 걸 막고, 완전 회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