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소녀 머릿속에 무슨 일이? 자꾸 토하다 '이 병' 진단받아

구토와 피로감 계속 심해져...결국 수모세포종 진단

5살 소녀가 구토와 극심한 피로감을 겪더니 뇌종양으로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5살 소녀가 구토와 극심한 피로감을 겪더니 악성 뇌종양으로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올리비아(5)는 지난 5월 어느날 아침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며칠간 구토는 멈추지 않았고 극심한 피로감도 동반됐다. 하지만 어머니 홀리 브라운(31)은 올리비아가 햇빛에 너무 오래 노출돼 열사병에 걸린 것이라 생각해 병원을 데려가지 않았다.

증상은 계속 심해졌다. 올리비아는 걸을 때 균형을 똑바로 잡지 못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쪽 눈이 처진 듯한 얼굴로 변하기도 했다. 결국 홀리는 6월 중순 딸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올리비아는 수모세포종(medulloblastoma) 3등급이었다. 균형과 운동을 담당하는 뇌의 뒤쪽 소뇌에 발생하는 악성 뇌종양이다. 종양은 척추로도 전이된 상태였다.

이후 올리비아는 8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종양의 약 95%를 제거됐으나 나머지는 뇌의 중요한 부위와 가까워 뇌손상 위험이 있어 수술로 없애기 어려웠다. 이에 올리비아는 종양을 축소하고 전이를 막기 위해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들은 두 치료법을 병행하면 “향후 IQ를 떨어뜨려 학습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종양이 커지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에 선택지가 없었다. 올리비아는 항암‧방사선치료 후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가 따끔거리면서 벗겨지는 증상을 겪기도 했다. 홀리는 “올리비아는 때때로 화를 내지만 전반적으로 잘 견뎌내고 있다”며 “딸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건강 상태를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치료 중인 올리비아는 오는 12월 4일 종양 크기를 검사하고 완치 여부, 치료 방향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9일에는 추가적인 항암치료도 앞두고 있다. 홀리는 “가장 힘든 부분은 모든 게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라면서도 “현재에 감사하면서 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딸을 위해 집을 ‘산타의 동굴’처럼 꾸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아암 중 뇌종양은 백혈병 다음으로 흔해...수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에 해당

뇌종양이란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이다. 뇌와 뇌 주변 구조물에 발생하는 종양까지 모두 포함된다. 성인을 비롯 소아에게도 흔히 발생한다. 소아청소년암 중 백혈병 다음으로 뇌종양이 흔한 병이다.

뇌종양은 크게 악성도에 따라 양성, 악성 종양으로 구분된다. 양성 뇌종양은 뇌수막종, 두개인두종, 모양세포성 별세포종(성상세포종), 혈관종, 낭종 등으로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면 재발할 확률이 낮다. 반면 악성 뇌종양은 수모세포종과 배세포종, 악성 성상세포종 등이 해당한다. 악성 뇌종양은 주변 조직을 침범하고 중추신경계 내 다른 곳으로 전이돼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팔다리 운동기능 통제하는 소뇌...수모세포종 걸린 소아는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등 겪어

사연 속 주인공이 앓는 수모세포종은 주로 소뇌 중앙부에서 자라 제4뇌실(뇌의 연결된 빈 공간인 뇌실 중 척수와 연결돼 있는 부분)을 채우고 주변의 소뇌 반구를 침범한다. 소뇌란 뇌 전체 용적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중추신경계의 일부분이다. 팔다리의 운동 기능을 통제해 조화로운 운동을 가능하게 하고 우리 몸의 균형을 잡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눈과 귀, 관절과 근육으로부터 몸의 각 부위가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신호를 받아들이고 이들 부위를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에 대한 신호도 소뇌로 들어온다. 때문에 수모세포종에 걸려 소뇌가 손상되면 위 사연처럼 균형감각을 잃어 비틀거리거나 눈이 처지는 듯한 모습 등이 나타난다.

수술 후 지적 능력 저하하는 소아가 80~90%...반복적인 구토‧피로감 보인다면 병원 찾아야

운동장애를 비롯 수모세포종은 구토, 두통, 뇌신경마비, 의식장애 등 증상을 일으킨다. 수술이나 항암, 방사선치료 등 강력한 치료가 필요하다. 위 사연에서 알 수 있듯 치료를 하더라도 삶의 질이 저하할 수는 있다. 경미한 마비 등을 비롯 신경학적 후유증을 보이는 경우는 약 50%다. 지적 능력이 저하하는 소아는 80~90%, 내분비 후유증으로 뇌하수체 기능이 떨어지고 성장이 지연되는 부작용은 60% 정도가 겪는다고 알려졌다.

어린 아이가 구토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선뜻 뇌종양을 의심하기 어렵다. 다만 이유없이 보채거나 기운없이 처져있고 구토를 반복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젓가락질같은 정교한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걸음걸이가 이상해질 때도 마찬가지다. 성격이나 감정의 심리적 변화도 뇌종양을 의심해볼 수 있다. 2023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19세 이하) 뇌종양 환자는 총 154명으로, 9세 이하는 79명, 10~19세는 75명으로 나타났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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