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 판막 협착증 치료, 합병증 막는 시술 고려해야"
'바실리카' 시술 국내 권위자, 국형돈 한양대병원 교수 인터뷰
“바실리카(BASILICA) 시술은 기존 치료법인 타비(TAVI) 시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심장 관상동맥이 막히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보조 시술법입니다.”
최근 코메디닷컴과 만난 국형돈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타비 시술은 대동맥 판막 협착증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이 시술은 문제를 일으킨 협착증을 완치시키는 데 효과가 좋고 안전한 치료법이지만 합병증도 존재한다. 바로 관상동맥 폐색”이라고 강조했다.
관상동맥 폐색은 문제가 된 판막의 첨판(꼭대기) 부위가 새로운 타비 인조 판막에 밀려 관상동맥 입구를 막을 경우 발생한다. 타비 시술 시 이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은 0.1~1%로 비교적 드물게 관찰되지만, 한 번 발생하면 사망률은 40~50% 정도로 치명적이라는 게 국 교수의 설명이다.
국 교수는 “관상동맥 폐색을 예방하기 위해 타비 시술 과정에는 심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도 시도할 수 있겠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스텐트가 변형되는 등 문제가 나온다”며 “최근 미국, 유럽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바실리카라는 시술법이 관상동맥 폐색을 예방하는 새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바실리카 시술법은 전기적인 힘을 이용해 판막의 첨판 가운데 아랫 부분을 철사로 구멍을 내고 반으로 갈라 첨판이 벽에 밀리더라도 관상동맥 입구를 막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합병증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논의됐으나, 시술 난이도가 높다는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실제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바실리카 시술이 성공한 사례는 단 4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바실리카 시술에 대한 물꼬가 터졌다. 한양대병원은 자연 판막 바실리카 시술을 성공한 유일한 병원으로 꼽힌다. 국 교수는 2019년 아시아 최초로 인공 판막 내 바실리카 시술을 성공시킨 데 이어,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 판막 내 바실리카 시술까지 성공했다.
국 교수는 “인공 판막 바실리카 시술은 망가진 인공 판막이 딱딱하게 두꺼워지는 사례가 많아 구멍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자연 판막 바실리카 시술 역시 절삭 부위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것이 중요한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이전에 타비 시술을 받은 환자 중 인공 판막의 수명이 다해 재시술이 필요하거나, 환자 본인의 자연 판막이 협착증으로 진행돼 타비 시술을 고려할 경우에도 바실리카 시술을 진행할 수 있다.
국 교수는 “타비 시술이 점차 더 많아지고, 재시술도 늘면서 바실리카 시술의 대상이 되는 환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바실리카 시술의 난이도를 보완한 전용 절삭 도구가 개발된다면 더 많은 타비 시술자들이 손쉽게 바실리카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환자가 바실리카 시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합병증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고위험군이 주요 시술 대상”이라며 “선천적으로 대동맥 구조가 작고 판막에 석회화가 많은 환자, 또 심혈관 입구가 좁은 환자들, 인공 판막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겐 바실리카 시술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 교수는 “타비 시술의 대상자가 되는 환자들 중 관상동맥 폐색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 안전하게 시술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타비·바실리카라는 고위험·고난이도 시술에 특화된 전문 병원으로서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