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약 한 움큼씩 먹는 사람 많은데, 부작용 어쩌나?
하버드대 의대가 알려주는…만성병 환자들의 약물 부작용 대처법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약은 아직 없다.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는 사람은, 알게 모르게 이런 저런 부작용을 겪게 마련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가 운영하는 매체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Harvard Health Publishing)’에 따르면 우리가 가장 흔히 겪는 약의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변비·설사, 구강 건조(입안이 바짝 마름), 졸음, 발진, 두통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WebMD)’에 따르면 부작용이 잦은 10가지 약물에는 당뇨병약, 변비약, 일반 진통제, 종합감기약 등 복합제, 수면제, 속쓰림약, 근육이완제, 신경안정제, 알레르기약(항히스타민제), 항콜린제 등이 포함된다. 나이든 사람은 특히 이들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하버드대 의대 로버트 슈머링 교수(류마티스전문의, 하버드헬스 퍼블리싱 수석 교수 편집자)는 “약물 부작용이 항상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적인 부작용은 특히 더 고통스러울 수 있으며, 건망증이나 집중력 장애(뇌 안개, Brain fog) 같은 부작용은 업무 능력과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치료받아야 하는 심각한 약물 부작용 네 가지로는 갑작스러운 알레르기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JS), 독성 표피 괴사(TEN), 호산구 증가증 및 전신 증상을 동반한 약물 반응(DRESS)이 포함된다. 아나필락시스는 발진, 입술, 혀나 목의 부종, 호흡 곤란 등 여러 부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알레르기병의 일종인 스티븐스-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괴사 등 두 가지는 심각하고 폭넓은 발진, 피부 벗겨짐(피부 박리), 발열 등을 일으킨다. 후자가 더 심한 피부 손상을 초래한다.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피부 벗겨짐 증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콩팥이나 폐의 손상, 심한 화상처럼 위험도가 높다. 호산구 수가 늘어나고 온몸에 증상이 나타나는 약물반응은 비교적 드물지만 비정상적인 혈구 수, 발진, 림프절 비대, 간 손상을 일으킨다. 신장, 폐, 심장 등 다른 장기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약을 두 가지 이상 함께 먹을 때 나타나는 약물의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혈전(피떡)을 없애기 위해 먹는 항응고제(혈액희석제)와 소염진통제(이부프로펜, 나프록센)를 함께 복용하면 갑자기 출혈 위험이 확 높아질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의사, 약사 등 전문인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환자도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기본 정보를 파악해 대처하는 게 좋다.
약을 개발할 땐 뜻하지 않았던 긍정적인 부작용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사례도 없지 않다. 혈압약(미녹시딜)은 탈모치료제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고혈압약(실데나필)이 부작용으로 남성의 발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 약이 그 유명한 비아그라로 승인을 받았다.
약을 먹다가 부작용이 의심되면 즉시 담당 의사, 약사 등 전문인에게 알려야 한다. 심각하거나 위험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약물 복용을 즉각 중단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1644-6223 또는 14-3330)이나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nedrug.mfds.go.kr)로 의약품 부작용을 보고하고, 피해구제에 관해 무료상담을 받을 수 있다.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면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담당 의사, 약사의 도움말과 조치에 잘 따라야 한다. 우선 약의 부작용이 썩 크지 않다면 잠시 기다려볼 수 있다. 몸이 약에 적응하면서 부작용이 저절로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약의 복용량이나 복용 빈도를 줄이거나 약물 복용의 즉각 중단, 다른 약물 추가나 다른 약물로의 대체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약의 부작용이 가볍다면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건 썩 좋지 않다. 먹어야 하는 약이 하나 더 늘고, 추가한 약이 또 자체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예컨대 가벼운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일반 의약품(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을 복용하는 경우다. 현재로서는 약에서 부작용 위험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따라서 환자는 담당 의사와 약사에게 증상을 정확히 알려주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를 토대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부작용 해결법을 찾아내야 한다. 번거롭지만 각종 만성병으로 약을 매일 한 움큼씩 먹는 사람들은 특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