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소시지 실컷 먹고 채소는 싫어하고...대장에 어떤 변화가?

남녀 차이 적은 대장암... 남자 1만 9142건, 여자 1만 3609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보고서에 따르면 가공육을 하루 50g씩 먹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18%씩 증가하고, 붉은 고기를 하루 100g씩 섭취할수록 17%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의 가공 과정에서 엔니트로소(N-nitroso) 화합물 등 발암물질이 생성되며 이러한 발암물질의 섭취량이 늘어나면 정상 세포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무엇일까? 지난해 12월 발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27만 7523건의 암이 새롭게 발생했다. 그 중 대장암이 3만 2751건으로 갑상선암과 더불어 전체 암 1, 2위를 다투고 있다. 오랫동안 1위를 지켰던 위암(2만 9361건)은 4위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적었던 대장암이 왜 이렇게 많이 생긴 것일까? 역시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다. 경각심 차원에서 대장암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남녀 차이 적은 대장암... 남자 19142, 여자 13609

대장암은 남녀 환자 수의 차이가 적은 편이다. 술-담배를 즐기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은 남자가 1만 9142건이지만, 여자도 1만 3609건이나 된다. 식생활이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6.3%로 가장 많았고, 70대 22.3%, 50대 19.6%의 순이었다. 수십 년 동안의 식습관이 암을 만드는 것이다.

모임에는 고기 구이가 주요 메뉴... 대장암 발생 요인 2가지는?

언제부턴가 회식 자리에는 삼겹살 등 고기 구이가 주요 메뉴다. 예전에는 육류를 먹어도 수육이나 국 형태로 먹었는데 요즘은 구이가 대세다. 대장암이 늘어날 요인을 두루 갖춘 셈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동물성 지방,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계속 먹거나 돼지고기,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 가공육(소시지-햄-베이컨)을 즐기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고기가 타는 과정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생기는 것도 대장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늘어나는 가공육 섭취... 왜 대장에 나쁜 영향 미칠까?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보고서에 따르면 가공육을 하루 50g씩 먹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18%씩 증가하고, 붉은 고기를 하루 100g씩 섭취할수록 17%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의 가공 과정에서 엔니트로소(N-nitroso) 화합물 등 발암물질이 생성되며 이러한 발암물질의 섭취량이 늘어나면 정상 세포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가공육의 색을 입히는 아질산염은 대장암 외에 식도암, 위암, 간암, 폐암, 백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추, 양파, 마늘, 생채소... 대장에 좋은 이유?

대장암은 식생활 외에 유전, 신체활동 부족, 음주-흡연, 염증성 장질환 등이 영향을 미친다. 고기를 먹더라도 포화지방이 적은 살코기 위주로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상추, 양파, 마늘, 생채소 등을 함께 먹으면 섬유소가 대장의 내용물을 희석시키고 발암물질이 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몸을 자주 움직여 장 운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면 특히 항문 상실 위험이 있는 직장암 위험이 높아진다.

대장암의 증상은 매일 화장실에서 확인 가능하다.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면 소화기내과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50세 이상은 국가암검진을 통해 대변검사 후 이상이 나타나면 대장내시경을 할 수 있다. 대장암도 내 몸에 관심을 기울여야 예방하고 일찍 발견할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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