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이 병' 15년간 방치"...유산만 8회, 결국 불임된 30세女, 무슨 일?

생리때마다 통증과 출혈 심했는데 의사들 무시...여러번 유산됐음에도 흔한 일이다 치부해 결국 아이를 가질 수 없게된 30세 여성의 사연

15년간 '심한 생리통'을 겪고 있었음에도 병원에서 별 이상 없다고 방치하다 8번의 유산을 경험한 후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영국 일간 미러 보도 갈무리]
15년간 '심한 생리통'을 겪고 있었음에도 병원에서 별 이상 없다고 방치하다 8번의 유산을 경험한 후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영국 스카버러에 사는 소피 번튼(30)은 첫 생리를 시작한 13세부터 극심한 생리통과 과다출혈로 고통받아 왔다. 학교를 결석해야 할 정도였으며, 15세 때 처음 의사를 찾아 피임약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피임약 부작용으로 2년 만에 복용을 중단했고, 이후 10년 동안 여러 의사를 찾아갔지만 그들은 소피의 증상을 '심한 생리통'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19세에 첫 유산을 겪은 소피는 이후 21세에 두 번째 유산을 했다. 이후 계속 유산돼 여섯번 더 겪어야 했다. 의료진은 그의 고통과 유산을 흔한 사례로 치부했고, 정확한 진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피는 이 과정에서 "내 증상은 의료진으로부터 전혀 이해받지 못했고,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사실상 의사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15년간 방치한 채로 살아온 소피는 이로 인해 총 8번의 유산을 겪었고 결국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결국 소피는 최근 4기 자궁내막증과 자궁선근증(Adenomyosis) 진단을 받았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궁내막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궁내막증 세포 모든 장기에 퍼진 상태...복부 팽만과 통증 나타나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세포와 유사한 조직이 자궁 외부에 자라면서 심각한 통증과 생리 불규칙, 유산 등의 문제를 유발하는 만성 질환이다. 이 조직은 난소, 나팔관뿐 아니라 방광, 장 등 다양한 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피의 경우, 자궁내막증 세포가 거의 모든 장기에 퍼졌고, 자궁선근증까지 동반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지속적인 복부 팽만과 극심한 통증을 겪고 있으며, 때로는 사람들이 "임신한 것이냐"고 묻는 상황도 있었다. 그는 "이 질병은 내 몸과 정신 모두를 망쳤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소피는 자신의 사례를 통해 자궁내막증의 위험성을 알리고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15년 동안 의사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방치돼 내 몸이 완전히 망가졌다. 나처럼 다른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소피는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며 자궁내막증 관리와 함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유산 8번을 겪었지만, 이제야 정신 건강 지원을 받고 있다.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도움을 받게 되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세포와 유사한 조직이 자궁 외부에 자라면서 염증과 유착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극심한 생리통 △과다출혈 △복부 및 허리 통증 △성관계 시 통증 △불임 또는 유산이 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통증 완화, 호르몬 조절과 같은 약물 요법, 수술적 제거, 생활습관 개선 등이 있으며,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반복적 유산의 원인이 되는 자궁선근증, 심한 생리통과 과다 출혈, 복부 부풀기도

자궁내막증과 함께 소피가 앓은 자궁선근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근층으로 침투해 증식하는 질환이다. 정상적으로 자궁 내막은 월경 주기에 따라 자궁 내부에서 두꺼워졌다가 탈락하며 생리혈로 배출되지만, 자궁선근증에서는 이 조직이 자궁의 근육층으로 자라들어가며 통증과 출혈을 유발한다. 자궁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생리통과 과다출혈이 있으며, 생리 기간 외에도 만성적인 골반통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이 커지면서 복부가 부풀어 보이기도 하며, 난임이나 반복적인 유산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며,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이나 자궁 수술로 인한 자궁벽 손상, 염증,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자궁선근증은 만성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증상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명확히 인지하고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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