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썩고 항문까지 잃었다"...50대男 기침하다 '이것' 진단, 어쩌다?
괴사성 근막염으로 피부 이식하고 인공항문 달아
몸살이 심해 독감에 걸린 줄 알았는데, 피부가 썩어들어가는 괴사성 근막염을 진단받은 영국 5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영국 요크셔주에 사는 사이먼 잉글리시(55)는 몸에 열이 오르고 기침을 해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증상은 점점 악화했고 병원을 찾은 결과 ‘괴사성 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괴사성 근막염은 근육과 피하지방, 혈액, 폐 등 신체 부위에 세균이 침투해 피부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그의 경우 왼쪽 엉덩이가 썩어 들어가 3개월 동안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결국 오른쪽 다리의 피부를 채취해 괴사한 엉덩이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감염된 항문을 제거하고 인공 항문인 장루를 만들게 됐다.
사이먼은 “마치 상어가 엉덩이를 물어뜯은 것처럼 보였다. 죽음의 직전까지 갔다”며 “걷기 위해선 보행 보조기를 착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왼쪽 엉덩이는 상처가 완전히 아문 상태다. 사이먼은 “장루를 차는 것 제외하곤 모두 나았다”며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잘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박테리아 감염으로 근막 썩어들어가는 '괴사성 근막염'
괴사성 근막염은 피부 아래 조직인 근막이 썩어들어가는 세균성 감염병이다. A군 연쇄상구균에 의한 괴사성 근막염이 가장 흔하지만, 물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를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가 일으킬 수 있다.
괴사성 근막염은 진행이 매우 빠르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므로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초기 증상은 몸살, 발열, 오한, 메스꺼움, 설사 등 독감과 유사해 사이먼처럼 혼돈하기 쉽다. 이후 피부가 붉어지거나 변색되고, 감염 조직에 부종과 물집이 발생하며 괴사와 패혈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 화농성 염증인 봉와직염(봉소염)이 심해져 괴사성 근막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당뇨병이나 암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괴사의 진행 속도가 더 빨라 주의해야 한다.
괴사 진행됐으면 수술로 제거…예방 위해 상처 관리 주의해야
초기에는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할 수 있지만 이미 괴사한 조직이 있다면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감염 부위를 모두 제거한 후에도 상처가 완전히 닫히도록 피부이식이나 성형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사지마비, 패혈증, 쇼크, 사망 위험이 커진다.
괴사성 근막염을 비롯한 세균성 피부 감염 위험을 줄이려면 평소 상처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베임, 화상, 긁힘, 벌레 물림 등으로 생긴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아물 때까지 밴드나 붕대 등으로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깊거나 심한 상처가 있으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좋으며, 상처가 있을 때는 수영장이나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 기저질환자는 면역력이 약하므로 상처 소독과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