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막하 혈종 재수술 위험 줄이는 새 치료법 나와
기존 수술과 동맥 색전술 결합하면 재수술 위험 3배 줄여줘
머리를 부딪치거나 넘어진 후, 특히 노인들은 뇌 표면과 뇌를 보호하는 경막 사이에 혈액과 체액이 고이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막하 혈종’ 또는 ‘경막하 출혈’이 발생하면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를 예방해주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 21일(현지시간)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논문의 주저자 중 한 명인 미국 웨일 코넬 의대의 재러드 노프먼 교수(신경외과)는 “혈액을 제거한 후에도 다시 재발해 더 많은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는 만성 경막하 혈종을 가장 많이 앓고 있는 고령 환자에게 어려운 문제”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치료법은 표준 혈종 수술과 뇌의 중경막 동맥 색전술(차단)을 결합한 것이다. 이 시술에서는 본질적으로 중경막동맥에 부착돼 이 동맥을 차단하는 화합물로 인해 반복적인 수술이 불필요해진다. ‘오닉스(Onyx)’라고 불리는 이 액체 색전제는 새로운 임상시험에 자금을 지원한 메드트로닉(Medtronic)에서 생산한다.
색전술은 최소 침습적이다. 오닉스가 들어 있는 작은 카테터를 손목이나 사타구니의 혈관을 통해 중경막 동맥에 삽입한다.
연구진은 미국 내 39개 의료 센터에서 치료받은 경막하 혈종 환자 400명이 참여한 임상시험 결과 수술과 색전술의 조합으로 재수술의 필요성이 거의 3배나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평균 연령 72세인 환자들은 표준 혈종 수술(203명)만 받거나 표준수술과 오닉스 색전술를 결합한 시술을 받았다.
표준 혈종 수술을 받은 사람 중 11.3%가 3개월 이내에 두 번째 수술을 받아야 했다. 반면 콤보 시술을 받은 사람 중에선 4%만이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
노프먼 교수는 오닉스를 사용해 중경막 동맥을 차단하는 것이 결과 개선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수막 동맥이 경막하 혈종의 형성과 재발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입증했을 뿐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알려지지 않고 치료되지 않았던 뇌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측면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주저자인 미국 버팔로대(UB) 의대의 제이슨 데이비스 교수(신경외과)는 고령 환자가 이미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혈종 재출혈 예방이 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혈액 희석제를 복용 중인 만성 경막하 혈종 환자는 출혈이 시작되면 멈추지 않게 되기에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혈종 5개 중 1개가량이 만성화돼 여러 번의 수술이 필요하기에 위험과 비용이 수반된다고 설명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이러한 혈종은 종종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지고 뇌에 매우 자극적이어서 더 많은 압력을 가하고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데이비스 교수는 지적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새로운 콤보 시술법이 판도를 바꿀 것임을 확신했다. 그는 “우리는 경막하 혈종을 일반적으로 여러 번의 수술이 필요한 질환에서 간단하고 최소 침습적인 시술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질환으로 바꾸고 있다”고 자신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313472)에서 확인할 수 있다.